우리는 자녀에게 존경받기를 원합니다. 어쩌면 부모라면 마땅히 자녀에게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믿으며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존경’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요?
심리학자로서 25년간 임상 현장에서 가족들을 만나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웠습니다. 대부분의 가족 갈등은 나쁜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번도 점검해보지 않은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2025년 로스앤젤레스 지역 한인 4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최종 분석 426명)는 세대 간 갈등을 10가지 영역에서 조사했습니다. 그 중 가장 의미 있는 결과는 부모와 자녀 간의 ‘의견을 표현’ 하는 것에 대한 인식 차이였습니다. 즉, 부모 세대는 “우리 가정에는 자녀의 의견 표현으로 인한 갈등이 없다”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자녀 세대는 같은 상황을 깊은 정서적 갈등으로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는 “나는 열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녀는 “나는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자녀들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제가 반대 의견을 말하면 부모님이 실망하실 거예요.” “제 진짜 감정을 말하면 결국 갈등이 생길 거예요.” “부모님과 잘 지내려면, 저는 조용해야 해요.”
자녀들의 침묵은 그들이 무례해서도, 반항해서도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의 침묵은 부모님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한 사랑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낮춘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자신을 지워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결국 깊어질 수 없습니다.
한국 문화 속에는 오랫동안 뿌리내린 믿음이 있습니다.
자녀가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은 부모님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며, 이는 곧 ‘버릇없음’이나 ‘존경하지 않음’ ‘부모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해석된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 유교적 전통은 어른들을 존경하는 태도를 미덕으로 가르쳤고, 그 미덕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대신 안으로 품어 내는 인내를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입니다.
대신 침묵하는 법을 능숙하게 배웠습니다. 말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는 ‘순종적인 자녀’가 되어갔지만,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난 것입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마음속에서는 서서히 거리감이 쌓였던 것입니다.
아이의 의견을 듣는다고 해서 부모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권위는 침묵을 요구하는 힘이 아니라, 서로의 목소리를 견딜 수 있는 힘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자녀에게 진정으로 물려주고 싶은 것은 형식적인 존경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경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녀들이 가정 안에서 자신의 진심을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부모님은 어떤 말이라도 기꺼이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서로가 겸손하게 듣고 사랑으로 말할 때,비로소 부모는 진정한 존경을 받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존경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이제는 조금 더 우아한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전해주기 위해 ‘존경’ 이란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성소영 임상심리학박사
ssung0191@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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