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후진국 될라”…접촉만 해도 90% 감염, 33년 만에 최악 맞은 미국
후진국형 감염병으로 여겨지던 홍역이 미국에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며 보건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질병통제예방센터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초부터 이달 12일까지 미국 내 홍역 감염 사례가 모두 896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최근 10년 같은 기간 평균보다 429건이나 많은 수치입니다.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3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홍역 환자 수 2,274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50개 주 가운데 23개 주에서 홍역 환자가 보고됐으며,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605명이 발생해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타주에서는 77명, 플로리다주에서는 68명의 환자가 나왔고, 캘리포니아주에서도 6년 만에 처음으로 홍역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감염자의 연령대를 보면 20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가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전체 환자의 57%가 5세에서 19세 사이였고, 5세 미만 영유아도 28%에 달했습니다. 특히 환자의 95%는 홍역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미접종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경우 90% 이상 감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만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예방접종 확대를 통해 2000년 홍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했지만, 최근 들어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발병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9~2020학년도까지만 해도 유치원생의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접종률은 95.2%였으나, 5년 만에 92.5%로 하락했습니다. 집단면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접종률은 95% 수준입니다. CDC는 홍역 유행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이 홍역 청정국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정치적 환경 역시 홍역 재확산의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확산된 백신 회의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이후 보건복지부는 아동 백신 접종 권장 횟수를 줄이며 ‘반 백신’ 정책을 비판한 소아과학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통신은 자녀의 MMR 백신 접종 의향이 2024년 11월 90%에서 지난해 8월 82%로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홍역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접종률 회복이 시급하다며, 잘못된 정보와 백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