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한국 역사 쓴 날… ‘부모 잃은 비극’ 피겨 스타, 감동의 올림픽 데뷔전 “어머니, 아버지 위한 무대였다” [밀라노 올림픽]

막심 나우모프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끝난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부모님과 자신이 함께 찍한 사진을 들고 있다. [로이터]

하늘로 떠난 부모님과 약속을 끝내 지켰다. 비행기 참사로 부모이자 스승을 한꺼번에 잃었던 막심 나우모프(25·미국)가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미소와 함께 마무리했다.

나우모프는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합계 137.71점을 기록하며 총점 223.36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기술 실수로 순위는 20위권에 머물렀지만, 나우모프는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환한 미소와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나우모프에게 이번 올림픽은 단순한 경쟁 이상의 의미였다. ‘피플’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무오프는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엄마, 아빠, 이건 당신들을 위한 거예요”라는 메시지를 띄우며 전 세계에 감동을 안겼다.

연기를 마친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에 앉은 나우모프는 부모님과 함께 찍은 어린 시절 사진을 가슴에 품고 점수를 기다렸다. 점수가 발표되자 나우모프는 사진 속 부모님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참았던 감정을 쏟아냈다.

나우모프는 지난해 1월 워싱턴 D.C.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미 육군 헬기 충돌 사고로 부모이자 코치였던 바딤 나우모프와 예브게니아 시시코바를 잃었다. 부모는 1994년 세계선수권 페어 우승자 출신으로 저명하다.

대참사였다. 나우모프의 부모는 피겨계 관계자 28명을 포함해 67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의 희생자였다. 사고 직후 나우모프는 “침대에 누워 썩어가고 싶었다”고 회상할 만큼 절망에 빠졌지만, “사고방식을 바꾸면 올림픽에 갈 수 있다”던 아버지와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빙판 위에 섰다.

기어이 올림픽 무대를 밟은 뒤 나우모프는 “실수가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내 인생에서 너무나 큰 의미”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진을 항상 가슴에 품고 다닌 이유에 대해 “부모님이 나와 함께 앉아 점수를 지켜보길 바랐다. 늘 그러셨던 것처럼 그분들은 내 옆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피겨 간판 차준환 역시 같은 무대에서 새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5.16점, 예술점수(PCS) 87.04점, 감점 1점을 포함해 181.20점을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 점수(92.72점)를 합산한 총점 273.92점을 받은 차준환은 최종 4위에 올랐다.

메달권과 초근접했다. 차준환의 이번 점수는 2018 평창 15위, 2022 베이징 5위에 이어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를 다시 한번 경신한 기록이다. 동메달을 차지한 샤토 슌(일본·274.90점)과 차이는 불과 0.98점이었다. 차준환은 첫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성공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뼈아픈 감점으로 이어져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다. 차준환은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도 만족스럽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금메달은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샤이도로프(291.58점)가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리아 말리닌(미국)은 점프 실수 연발로 8위에 그치는 이변이 일어났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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