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선제 공습해 37년 동안 신정 독재를 유지하며 서방세계를 적대시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진행한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미군은 테헤란 등 주요 도시들과 군사 표적 수십 곳을 정밀 타격했다. 공습 시작 불과 15시간 만에 이란 정부가 하메네이 사망을 공식 확인한 대목도 충격이다.
이란 핵능력을 궤멸시켜 반미 정권을 전복시키고 종국엔 중동 헤게모니를 장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석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 넘게 지속된 전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세계는 더욱 칠흑 같은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정부가 수뇌부 참수라는 최고 수준 군사적 옵션을 신속히 감행한 결과로 미국식 패권주의인 ‘힘을 통한 평화’ 추구의 연속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익을 위해서라면 국제법과 주권국 권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동맹국들과 등을 지면서까지 그린란드를 손에 쥐려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 압송하기도 했다. 이번엔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적 가운데 하나인 이란을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하며 의회 승인도 건너뛰었다.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자국 시위대를 대거 학살한 정권에 대한 응징은 마땅하나 이라크 전쟁에 이어 다시 한번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는 비난을 미국은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학교까지 폭격, 150명 안팎이 숨진 사실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으로선 하메네이 정권을 대신할 민주정권이 수립되고 전쟁이 조기 종료되는 게 그나마 최선이나 이란은 미군 기지 27곳에 대한 반격에 나서며 “가장 파괴적 공격”을 다짐하는 등 전의와 건재를 과시했다.
하메네이 후계도 강경파 차지가 될 것으로 예상돼 ‘이란의 봄’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듭되는 전쟁으로 국제 사회의 혼란과 불확실성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장기전이 불러오게 될 세계 경제의 타격이야말로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당장 석유 교역량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국제 유가와 물류 비용이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환율이란 파도와 싸워야 할 판이다. 정부는 현지 우리 국민의 안전 도모와 귀국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금융 시장 등 리스크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에서도 정권 교체에 나서면서 북미 관계에 변화가 있을 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핵위협 제거 명분이 참수작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마두로 대통령 때와는 비교하기 힘든 공포를 느꼈을 수도 있다.
언제 공습에 나설지 모를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을 피하면서 정권 안정을 이어가기 위해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일 여지도 있지만 이보다는 핵무기가 지닌 억지력에 더욱 기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북한 비핵화 과정은 한층 험난해질 것이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더 밀착할 수도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시나리오 및 선제적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