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서 잇따른 유조선 공격… 해운업계는 ‘항행 중단’ 결정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포착된 선박이 1일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있다. 두바이=EPA 연합뉴스

오만 무스카트 북쪽 93㎞ 해상서 공격받아
英 기구 “마셜제도 선적의 원유운반선 피격”
아라그치 이란 외무는 “봉쇄 의도 없다” 발표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통과하던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았다. 이란 국영방송은 해당 선박이 불법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사회의 주요 에너지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위협받으며 유가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서 잇따라 선박 피격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불법으로 통과하려다 피격된 선박이 침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불타는 선박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장면도 내보냈다. 다만 구체적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앞서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한 원유 운송 선박이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북쪽으로 50해리(약 93㎞) 떨어진 해상을 항해하던 중 정체 불명의 발사체를 맞았다고 알렸다. UKMTO는 해당 공격으로 선박 엔진실에서 불이 났지만 상황이 통제 아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선박이 마셜제도 선적의 원유운반선 ‘MKD VYOM호’라고 보도했다.

이날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지나던 선박이 피격당했다는 신고가 해사 당국에 잇따라 접수됐다.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의 미나사크르 북서쪽 17해리(약 31㎞) 지점에서도 유조선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나 진압 후 항해를 이어갔다. 앞서 호르무즈해협 연안인 오만 하사브항에 정박 중인 팔라우 국적의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에도 공격이 이어져 4명이 다쳤다.

누가 공격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8일 인근 해역에 ‘어떠한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무전을 통해 인근 선박에 통지했다. 그러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아랍권 알자지라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어떠한 의도도 없다”며 “해협 내 항해를 방해할 조치도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항행중단’ 결정 늘어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일일 원유·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운송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에너지 무역의 요충지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최소 150척의 원유 및 LNG 운반선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진입에 실패하고 바깥측 오만만에 닻을 내린 선박도 수십 척에 달한다.

주요 해운 기업들은 호르무즈 인근에서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이날 덴마크 소재 해운사 머스크는 공지를 통해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선미쓰이와 일본우선, 가와사키기선을 비롯한 일본 내 해운 3사도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지면 국제 유가가 10~15% 넘게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로이터는 이날 전문가 예측을 인용해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탓에 유가가 베럴당 100달러(약 14만4,8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외시장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약 80달러(약 11만5,880원)으로 10% 이상 오른 상태다.

기름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非)OPEC 산유국들로 구성된 오펙플러스(OPEC+)는 4월부터 원유를 추가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증산량은 하루 20만6,000배럴이다. 다만 이날 로이터는 OPEC+의 주도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원유 증산 여유가 거의 없으며, 이들 두 국가도 호르무즈해협의 불안정한 정세 상 수출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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