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일상의 작은 바람들을
담배 한 모금의 풍성함으로
상상하며
오늘도 같은 하루다
어둠 속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벽을
버릇처럼 밀쳐대며
벽 너머로,
들어설 수 없는 어둠으로,
빼앗겨 버린 하루를 찾아
오늘도 또, 같은 하루다
문득 겁에 질리는
내 비굴한 풍요로움의 허상이
그 견고한 벽의 기억 속에
가느다란 칼질을 시작한다
풀리지 않는 매듭을 끊듯
결코 지울 수 없는
내 하루의 깊은 판화를
오늘까지 같은 하루일 순 없다
작은메모: 견고한 것 같던 내 주변의 모든 것들과 비굴한 허상의 풍요로움 같던 나 자신의
모든 것들이 그때는 어찌 그리 선명했는지 모른다. 많은 시간을 버티며 다시 느끼게 되는
것은 견고했던 것들이 어쩌면 허상이었고 허상이던 것들이 단단한 벽일지 몰랐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아가 그 역시도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다만 오늘도
같은 하루일 수 없다는 바람만이 메아리처럼 남는다.

김준철 (treeandmoon2022@gmail.com)
현)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비영리문화예술재단『나무달』대표.
『시대문학』 시부문 신인상,『쿨투라』 미술평론 신인상 수상, 쿨투라 해외문화상
수상.
시집 『꽃의 깃털은 눈이 부시다』『바람은 새의 기억을 읽는다』『슬픔의 모서리는
뭉뚝하다』, 전자시집 『달고 쓰고 맵고 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