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선] ‘축의금 너희 다 주겠다’ 약속 안 지킨 부모님, 어색해진 부자 사이

삽화=신동준 기자

‘주는 이’와 ‘받는 이’, 입장 차이
관계 절연도 초래하는 축의금
축의금 접수 대행업체도 등장

세대가 바뀌고 관행이 바뀌어도 한국식 결혼문화에서 ‘축의금’은 영원한 논란거리다. 주는 이와 받는 사람 모두 축의금 액수를 둘러싼 미묘한 갈등이 이어져왔는데, MZ 세대에서는 이를 최소화하는 나름의 공식이 정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축의금 관리·처분에서 부모님과의 이견을 막기 위해, 접수를 전문 대행사에 맡기거나 축의금 처분 및 분배 원칙을 사전에 통보하는 젊은이들도 등장하고 있다.

인사만 하면 5만 원, 흑역사 공유한 사이 20만 원

축의금 고민 직장인: 직장 동료가 결혼합니다. 인터넷에선 5만 원도 된다지만, 사회적 체면으로 10만 원이 많더군요. 요즘 다들 축의금 어떻게 내시나요?

댓글 직장인1: 안 친하면 안 가고 안 냄. 직장 같은 팀이면 안 가면 5, 가면 10.

댓글 직장인2: 식장 참석하면 10만 원부터 시작입니다.

댓글 직장인3: 식대가 너무 오른 탓에, 그냥 5 주고 안 갑니다.

댓글 직장인4: 청첩장 모임하고 결혼식 참석이면 10만 원. 수도권은 이제 거의 5는 안하는 것 같은데, 지방은 아직 5 많이 해요.

댓글 직장인5: SNS에 올라온 ‘2026 축의금 현실 가이드’ 보내드릴게요. ‘5만 원’ 인사만 하는 회사 동료 / 1~2년에 한 번 안부만 하는 친구 ‘10만 원’ 같은 팀, 야근 같이하는 회사 동료/ 분기 1회 정도 만나는 친구/ 청첩장을 직접 받은 경우 ‘10만~20만 원’ 사적으로 친함, 주말도 보는 사이 ‘20만 원’ 초중고 절친(핵심은 흑역사 공유) ‘30만 원’ 찐친, 카톡 최상단 등록 멤버 ※기타: 모바일 청첩장만 오면 0원/ 호텔 예식 +5만, 재혼은 -5만.

게티이미지뱅크

‘성의 없는 축의금’…당사자와 하객 사이

화난 결혼커플1: 식대 7만~8만 원 웨딩홀에 축의금 5만 원으로 오면, 밥 얻어먹으러 오는 민폐 아닌가요.

댓글 하객1: 요즘 누가 밥 얻어먹으러 주말에 꾸미고 피곤하게 움직임. 이 지적은 아니라고 봄.

댓글 하객2: 좀 거북하네. 그런 생각을 할 거면 지인도 친구도 초대하지 마. 혼자 결혼하든가.

댓글 하객3: 자영업자는 주말 하루 가게 문닫고 결혼식 참여하는 것 자체가 손해임. 어렵게 가줘도 돈 적게 내면, 욕까지 덤으로 먹겠구만요.

댓글 하객4: 축하보다는 가족 외식 개념으로 가는 경우가 있기는 함. 초대받은 사람이 엄마인지 아빠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명이 집에서 애를 돌보면 안 되나.

댓글 하객5: 1인 초대장에 5명이 오면, 호텔 예식은 일단 자리가 부족할 수도 있는 문제야. 일반 웨딩홀도 3명 가고 10만 원 내면 욕먹을 수 있음.

화난 결혼커플2: 주변에 경조사 개념 없는 사람이 많네요. 축의는 안하고 사진만 찍고 간 사람 있는데 이런 사람과는 연락 안하는 게 맞겠죠?

댓글 하객1: 청첩장 전달 모임에 참석하고도, 축하 축의 모두 없던 사람도 있어요.

댓글 하객2: 내 결혼식 1주일 전 조부모상 다녀왔는데, 그 친구는 축하 축의 없더라. 에휴.

댓글 하객3: 그렇게 사람 걸러지는 거지.

최근 예비 부부들이 선호한다는 축의대 전문 업체들의 홍보영상 모음. 축의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예식 전부터 끝까지 카메라로 녹화해 축의금 분실 우려는 없다고 홍보한다. SNS 인스타그램 ‘축의대 대행’ 관련 연관 게시물 갈무리

“믿고 맡길 친척이 없다”, 축의금 접수 전문업체도 등장

축의금 고민 커플: 집안에 축의금을 접수해줄 남자 어른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댓글1: 예전에는 가까운 친척이 축의금 접수했는데 요즘은 대부분 핵가족이어서 ‘알바’ 쓰는 경우도 있어요. 업체도 생겼다고 하네요. 알바 비용은 보통 10만~15만 원선이에요.

댓글2: 축의금 대행 전문업체도 있고 키오스크로 하는 곳도 있으니 검색해 봐.

댓글3: 저희는 예민한 요구 사항을 친척들에게 세세하게 부탁하기 곤란해서, 전문업체로 계약했습니다.

댓글4: 축의금 사기도 걱정돼서, 경험 많은 업체에 맡기고 싶네요.

댓글5: 축의금 잘못 냈다고 봉투 돌려달라고 하는 사기가 많아요. ‘이름 확인+ 방명록 대조 + 봉투 내 확인’ 절차가 중요합니다.

축의금 고민 커플: 키오스크를 설치하면 어떨까요?

댓글1: 아직까지 키오스크 축의대는 많이 하진 않더군요.

댓글2: 저도 처음에 고민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안 좋았어요.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있어온 ‘축의금 절도’, ‘축의금 사기’ 에 철저히 대비하려 노력하는 mz세대들. SNS 에도 축의금 관련 돌발상황을 방지하는 체크리스트 게시물과 파일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SNS 인스타그램 ‘축의금 사기 방지’ 관련 연관 게시물 갈무리

내게 온 축의금은 나의 것(?)

축의금 배분 고민 커플1: 부모님 도움 없이 저희끼리 결혼은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예식장 비용 얼마냐고 물으시곤, “절반만 주면 되겠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알아서 할 거고, 축의금도 다 가져가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런 제가 너무 배은망덕한가요.

댓글1: 예전에는 혼주(부모님)가 축의금 관리를 하셨지만, 요즘은 부모님과 결혼한 자녀가 각자에게 들어온 축의금 비율로 배분하고 경비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댓글2: 각자 형편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더라. 결혼식에 혼주 하객들이 많고 결혼식 비용, 집 마련할 때 도움 많이 주신 분들은 부모님이 가져가고 아니면 부부가 가져가는 식. 그런데 미리 사전에 얘기 잘 해야 할걸.

댓글3: 맞아. 다들 몰라서 넘어갔다 나중에 싸움나던데 결혼식 올리기 전에 꼭 양가 부모님 앞으로 들어온 축의금 어떻게 나눌지 이야기 나눠봐야 함. 예비부부는 부모님 의견은 적당히 걸러서 서로 의견 나눠야 하고. 각자 부모님 중재 잘 하고 맞춰봐야 함. 중요해.

댓글4: 완전 공감. 나 이거로 엄청 싸웠어. 지금도 현재 진행형 중이고.

댓글5: 결혼한다고 할 때 지나가는 말로 ‘너희 맘대로 해라’ 말씀하시는데 그거 너무 믿지 말기. 믿는 도끼에 발등 아니고 뒤통수 제대로 찍힌다.

축의금 정산 고민 커플2: 아직 결혼식 전이라 체크리스트 정리 중인데 예식 후 식대 정산은 어떻게 하나요? 아직까지는 축의금으로 식대 정산이 가능하다고 해서 마음 놓고 있었는데…그러면 식대는 부부 이름으로 온 사람들 축의로 결제하면 되나요? 부모님들 손님이 많을 것 같은데 어디로 받은 축의로 결제하면 되나요?

댓글1: 이건 집마다 다른 문제라 꼭 논의해야 해. 우리 부모님은 결혼식 비용 걱정하지 말라고, 당일에 바쁘고 정신없는데 그런 것까지 고민하지 말라고 하셔서 부모님 축의로 계산했어. 그런데 시댁은 시부모님 축의로 계산하기로 하고 막상 당일에 안 주셨음.

댓글3: 집마다 다를걸? 우리는 부모님 도움 없이 준비해서 축의금 다 우리가 갖고 모든 손님 식대도 우리가 계산했어.

댓글4: 미리 이야기하는 게 좋아. 우리 측(신부) 하객수만 150명 넘게 왔는데 대부분 부모님 손님이어서 아빠가 카드 결제하시고 축의금 다 가져가셨어. 그 대신에 신혼집 가구가전 풀세팅으로 해주심. 내 친구, 지인 축의금 해봐야 얼마 안 돼서 이득이라고 생각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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