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눈앞·美 고용쇼크…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덮치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섰다.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ℓ당 1825원, 경유는 ℓ당 1866원에 판매되고 있다.

호르무즈 사태 장기화…유가 150불 가나
美 2월 일자리 9만개 급감 실업률 4.4%
소비 위축 우려…韓 수출 반도체·IT 타격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2월 일자리는 예상 밖의 ‘고용 쇼크’를 기록했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공포가 월가를 휩쓸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전 세계적인 소비 위축 가능성에 국내 산업의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가 1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일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8.52% 급등하며 배럴당 92.69달러로 마감했다.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와 WTI의 2분기 전망치를 나란히 상향 조정했다. 해협 통과 차질이 5주 더 이어질 경우, 유가가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주말 돌파구가 없다면 당장 다음 주 100달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황 악화가 지속될 경우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나왔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봉쇄가 2~3주 지속되면 150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0년대 후반 유가 고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22달러라며 “200달러 유가가 더는 상상 속 얘기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용 지표마저 꺾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 2000명 급감했다. 당초 5만 명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실업률은 1월 4.3%에서 2월 4.4%로 반등했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좋게 포장할 방법이 없는 지표”라고 잘라 말했다.

유가 급등과 고용 감소가 맞물리며 트레이더들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본격적으로 점화됐다는 분석이다. 경고음은 이미 울리고 있었다.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대에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가 미국 경제를 명백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에너지발 물가 타격을 경고했다. 이 때문에 유럽 내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오히려 추가 인상론까지 고개를 드는 실정이다.

글로벌 경제의 이중고는 수출 주도형인 국내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당장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글로벌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완성품 업체의 제조 원가가 치솟으면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와 전자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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