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기운이 번지는가 싶더니 다시 찬 기운이 고개를 내민다. 떠나야 할 계절이 마지막 미련을 남기듯 겨울의 숨결이 아직 공기 속에 남아 있다. 계절조차 이렇게 머뭇거리는데 사람의 마음은 오죽할까. 사람도 사물도 결국은 떠날 때가 있다. 그때를 알고 조용히 물러나는 모습은 생각보다 아름답다. 애써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하기보다 때를 알기에 담담하게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눈 덮인 강 위를 가로지르는 철새들의 움직임과 그 아래 드리운 그림자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겨울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문득 지난 2월 군산 금강에서 만난 풍경이 떠올랐다. 밤새 내린 눈이 강 위를 새하얗게 덮고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강 위로 철새 떼가 길게 날아갔다. 눈 덮인 강 위를 가로지르는 검은 날개의 움직임과 그 아래 드리운 그림자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존재들이 남긴 조용한 흔적이었다. 철새들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날아오른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다시 강물이 흐르고 또 다른 계절의 풍경이 채워진다. 아마 지금쯤 금강의 얼음도 녹아 물결을 되찾았을 것이다.

눈 덮인 강 위를 가로지르는 철새들의 움직임과 그 아래 드리운 그림자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겨울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자연을 바라보면 모든 것은 순서를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겨울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러나 인간의 세계는 종종 다르게 흘러간다. 욕망이 끼어들면 떠날 때를 잊고 더 붙잡으려 한다. 정치와 권력의 세계에서 그런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그 소용돌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불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흐름 속에서 움직인다. 철새처럼 때를 알고 떠나고, 욕심을 내려놓고 순리를 따르는 삶이 어쩌면 가장 가볍고 단단한 길인지도 모른다.

밤새 내린 눈으로 새하얗게 덮인 전북 군산 금강 위를 철새들이 무리 지어 날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