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 앞으로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 이 그릇은 마음 그릇이에요.”
마음 그릇은 사람마다 다 다르게 생겼다. 좋은 모양, 나쁜 모양은 따로 없다. 어느 날은 깃털처럼 가볍고, 어느 날은 바위처럼 무겁다. 가득 차기도, 텅 비기도 한다. 중요한 건 무엇을 담느냐다. 오늘 아침 배달된 나의 그릇에는 어떤 마음을 담을까.
전보라(48) 작가의 ‘마음 그릇’은 마음의 모양과 감정을 그릇에 빗대어 풀어낸 그림책이다. 즐거운 마음만 그릇에 담고 싶다는 한 어린이 독자는 이렇게 감상을 전했다. “내 마음 그릇엔 엄마를 많이 담고 싶다. 엄마 퇴근하면 만나서 엄마한테 달려갈 때, 꼭 안아줄 때 엄마 향기를 담아 놔야겠다. 엄마가 보고 싶을 때 내 마음 그릇장을 열어서 맡아야지.”
보이지 않지만 손에 잡힐 듯한 ‘마음’의 세계를 종이를 오리고 붙인 콜라주 기법으로 따뜻한 질감과 부드러운 색채로 빚어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봐도 좋다. ‘보기 좋은 책’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책’이다.
오늘은 뾰족한 가시나 엉킨 실타래가 마음 그릇에 담기더라도, 내일은 또 다른 그릇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뜻밖의 위로를 건넨다. “혹시 그릇에 담아 둔 마음 때문에 걱정이 되나요? 걱정 말아요. 내일은 다를 거예요. 마음 그릇은 매일 배달되니까요.”
책은 대학에서 무대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뒤늦게 펴낸 첫 번째 그림책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인 볼로냐 라가치상의 오페라 프리마 부문에서 특별 언급(Special Mention)에 선정됐다. 신인 작가의 첫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마음 그릇·전보라 지음·토끼섬 발행·56쪽·1만8,000원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