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적게 먹으면 오래 산다?…“틀렸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대수명을 자랑하는 일본의 진짜 장수 비결은 소식(小食)이나 생선 위주의 식단이 아닌, 탄탄한 ‘돌봄 체계(Care system)’에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일본 고베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최근 양국의 75세 이상 고령자 약 118만 명의 생존 양상을 비교 분석한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공식적인 돌봄을 받지 않는 집단 △가정 내 돌봄을 받는 집단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집단으로 분류해 이들의 생존 기간과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흔히 알려진 상식과 달리 ‘질병이나 돌봄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건강 수명)’은 일본과 스웨덴 양국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75세 여성 기준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은 일본이 평균 10.4년, 스웨덴이 9.9년으로 비슷했다. 남성 역시 건강한 기간의 격차는 미미했다.
생사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이른바 ‘아프고 난 뒤의 삶’에서 나타났다. 돌봄이 필요한 상태에 접어든 이후의 생존 기간을 보면, 일본 여성은 평균 5.1년을 더 생존한 반면 스웨덴은 3.8년에 그쳤다. 일본 고령층의 전반적으로 낮은 사망률은 결국 ‘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기간’이 길기 때문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연구진은 “일본의 압도적인 기대수명은 단순히 고령층이 ‘안 아프고 건강해서’라기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을 때 이들의 생존율을 극대화하는 의료 및 요양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장수에는 사회적 돌봄 시스템 외에도 개인의 생활 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소식’은 대사 부담을 낮춰 세포 노화를 늦추는 대표적인 비결로 꼽힌다.
특히 노화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는 세포 노화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텔로미어(염색체 끝 구조)’를 강조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며 노화가 진행되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는 이 텔로미어가 닳는 속도를 가속하는 주범이다. 즉, 오래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돌봄 인프라 못지않게 철저한 개인의 스트레스 관리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