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미국의 ‘이중 잠금’… 명분과 실리 노린 마지막 승부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뒤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는 탱커선. 로이터연합뉴스

[앵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이중 잠금’을 선언하며 이란의 숨통은 조이면서 공해는 열어두는 ‘핀셋 봉쇄’를 택했습니다.

여기엔 국제법적 정당성을 확보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입장에서 이번 작전의 핵심은 ‘타깃의 명확성’입니다.

이란의 모든 항구를 출입하는 선박은 철저히 막지만, 제3국 항구로 향하는 배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른바 ‘공해는 열어두고 이란만 가두는’ 전략입니다.

사우디나 쿠웨이트 등 인근 중동 국가와 한국, 일본 같은 에너지 수입국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입니다.

동시에 ‘항행의 자유’라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선점해 이란을 해협을 사유화하는 ‘국제법 위반자’로 낙인찍는 고도의 외교전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이런 위험한 승부수를 던진 실질적인 이유는 이란의 ‘전쟁 지속 능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입니다.

석유 수출은 물론 식량과 생필품 수입까지 원천 차단해, 이란 지도부가 내부적 붕괴 위기 속에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만들려는 복안입니다.

[트리타 파르시 / 퀸시 국가전략 연구소 부소장 : 결과적으로 이 모든 움직임을 완전한 결렬이라기보다는 협상 내의 협상 전술로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정세는 크게 세 갈래로 전망됩니다.

먼저 경제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 이란이 미국의 최종 제안을 수용하는 ‘이란의 굴복’ 시나리오입니다.

둘째는 이란이 제3국 선박까지 무차별 공격하며 맞불을 놓는 ‘강 대 강 대치’입니다.

이 경우 호르무즈는 누구도 지날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됩니다.

마지막은 봉쇄를 무시하고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는 중국 등 제3국 선박과 미 해군이 충돌하며 사태가 국제전으로 번지는 경우입니다.

[자히드 후세인 / 안보 분석가 : 긴장은 계속될 것입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신호인데, 단 한 건의 우발적 사고만으로도 또 다른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봉쇄는 이란이 쥐고 있던 ‘호르무즈 인질극’ 카드를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마지막 도박입니다.

전 세계 선박들이 이란이 아닌 미 해군의 지시에 따르기 시작한다면 호르무즈의 주권은 이미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설계한 봉쇄망이 이란의 항복을 끌어낼지, 아니면 더 큰 전쟁의 서막이 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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