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만 잘 해도 연봉 15만 달러”… 관제사 부족에 ‘파격 채용’

연방 정부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항공 교통 관제사 충원을 위해 대대적 채용에 나섰다. [로이터]

항공 교통관제사 인력난
현재 3천여명 부족 상황
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우대사항에 ‘게이머’도

 

연방 정부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항공 교통 관제사(ATC)를 충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채용에 나선 가운데 우대 사항에 ‘게이머(active in gaming)’를 포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연방항공청(FAA)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신입 관제사를 집중 모집한다. 지원 자격은 만 31세 미만의 미국 시민권자로 대학 졸업장 없이 특정 신체 및 정신 건강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파격적인 처우다. 교육 아카데미를 갓 졸업한 신입은 약 5만5,000달러 연봉을 받지만 근무 3년 차가 되면 최대 15만5,000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라 단기간에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른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관제사의 경우 연간 22만5,000달러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FAA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멀티태스킹과 공간 지각력,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 관제 업무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학위가 필요 없는 이번 채용에서 대졸 미만의 젊은 층이 게임 인구에 대거 분포해 있다는 점도 노렸다.

FAA 측은 “퇴직 관제사들을 인터뷰한 결과 빠른 판단력과 집중력, 그리고 복잡한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이 게임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약 2억 명에 달한다.

연방 교통부 션 더피(55) 장관 역시 이번 인재 유치를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채용 시 보너스 지급, 교육 기간 5개월 단축, 정년인 56세 이후에도 직무 이동 가능 등 전례 없는 유인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토록 채용 범위를 넓히고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는 이유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운영 차질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내 현역 관제사는 약 1만1,000명 수준으로 정상 운영을 위한 필요 인력(1만4,663명)에 3,000명 이상 크게 못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인 2025년 1월 워싱턴 DC 상공에서 발생해 67명의 사망자를 낸 공중 충돌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관제탑 인원 부족이 지목된 바 있다. 같은 해 말 정부 셧다운 당시에도 관제사들이 대거 결근하며 수천 건의 항공편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인력난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에 FAA는 2028년까지 8900명의 관제사를 추가 채용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인재 확보에 나선 상태다.

다만 높은 이직률과 긴 교육 기간, 훈련 과정에서의 탈락률 등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이머 채용’ 전략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 FAA 고위 관계자인 마이클 오도넬 항공 컨설턴트는 “게임 경험이 유리한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판단력과 책임감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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