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또다시 한인타운에서 홈리스 관련 화재가 발생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이 소식은, 한인 커뮤니티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이 도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포기하고 살고 있는가.”
거리의 텐트와 방치된 빈 건물, 그리고 그 사이에서 매번 대피 알람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주민들.
한 건의 화재로 정리된 이 사건은, 사실 엘에이가 어떤 도시가 되어 버렸는지를 보여 주는 오늘 아침의 한 장면일 뿐이다.
엘에이는 당장 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도시의 일상은 점점 더 지저분하고, 더 위험해지고 있다.
범죄 통계는 “줄었다”를 말하지만, 주민들의 귀와 눈이 기억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911 사이렌, 길 위를 점령한 노숙, 마약, 매춘, 쓰레기들.
이 모든 것이 어느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배경이 되어 버렸다.
한인타운뿐 아니라 LA 곳곳에서 홈리스 관련 화재는 이제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화재 위험을 호소하는 주민 목소리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과 정치는 “사유지라서 손을 못 댄다”,
“절차가 복잡하다”는 말 뒤로 한 발씩 물러선다.
그 사이 피해는 늘 같은 사람들이 떠안는다. 조용히 가게 문을 열고,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오늘도 어떻게든 하루를 버티려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언론이 몇 번이고 “홈리스 화재”를 사회면에 올려도, 정치적 불안을 만들 정도의 압력이 되지 않으면 권력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엘에이는 “성범죄와의 전쟁”, “인신매매 근절”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단속의 초점은 강제 동원, 미성년 피해, 조직 범죄에 맞춰져 있다.
거리에 서 있는 성인 여성,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매춘, 돈을 주고받는 성 거래 자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도 강하게 제재하지 않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도시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인신매매가 아니면,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
그 사이, 욕망을 사고파는 시장은 엘에이의 야간 풍경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도로변, 모텔, 골목 어귀마다 마약과 매춘의 흔적이 말없이 쌓여 간다.
범죄와 화재,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경찰차와 구급차. 당연히 필요한 존재이지만, 이제 LA 도심에서 911 차량은 또 다른 공포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고 황색과 적색 신호를 밀고 들어가는 차들, 좁은 골목과 교차로를 시속 수십 킬로로 가로지르는 소리. 도시의 하루를 관통하는 소음의 상당 부분이
“도움을 주러 가는 차”가 만들어 내는 역설적인 공포다.
범죄를 잡으러 간다는 차량이또 다른 난폭 운전자처럼 느껴질 때,주민의 귀에 남는 건 “안전”이 아니라피로감과 무력감이다.
정치인도, 기업도, 시민도 이제 이 도시를 함께 세우는 주인이라기보다, 각자 필요한 만큼 도시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로 보인다.
권력과 자본이 있는 사람들은 법과 제도라는 이름으로 섬세한 보상과 안전망을 받아 간다. 반면, 홈리스 화재와 매춘, 마약, 911 사이렌 소음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엘에이는 원래 이런 곳”이라는 냉정한 현실뿐이다.
한인타운의 오늘 아침 화재는 단지 한 건의 사건이 아니다. 망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지저분하게 무너져 가는 도시의 초상이다.
범죄가 일상이 되고, 매춘과 마약, 경범죄가 사실상 범죄도 아닌 것처럼 취급되는 곳. 밤낮 없이 이어지는 911 소음 속에서 우리는 그냥 또 하루를 시작한다.
이 도시의 이름은, 여전히 ‘로스앤젤레스’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점점 다른 얼굴이 되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