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맞춤 정장 장인 김병호 사장님은 ‘장인정신’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는 산업화 물결이 한창이던 1970년대, 친척의 권유로 양복업계에 투신해 재봉과 재단 일을 시작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기술을 익히며 수없이 반복된 연습과 실패를 견뎌야 했지만, 그 시간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바늘과 가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을 지탱하는 수단이 되었고, 그는 그 손끝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갔다.
이후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양복점을 운영하며 인정받는 테일러로 자리 잡았지만, 외환위기는 그의 삶을 다시 흔들었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과거의 명성과 경력을 뒤로한 채 낯선 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언어와 환경의 장벽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바늘을 들고 한 땀 한 땀 정성을 쌓아가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그가 운영하는 골드핑거 양복점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방식과 취향을 이해하며, 그 사람만을 위한 단 하나의 수트를 완성하는 공간이다.
디자인부터 재단, 봉제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책임지며 전통적인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완성도와 품격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말한다. 좋은 수트는 단순히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과 순간을 담아내는 또 하나의 표현이라고.
결혼식을 앞둔 고객이 완성된 수트를 입고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순간, 그는 자신의 일이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을 만드는 일임을 느낀다.
빠르고 편리함이 우선되는 시대 속에서 그의 느리지만 정직한 작업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유일한 한인 핸드메이드 양복점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그는 오늘도 묵묵히 바늘을 든다.
그리고 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한 벌의 수트에는 시간과 정성,그리고 한 사람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GOLD FINGER TAILOR (골드핑거 양복점)
975 S. Vermont Ave #102, Los Angeles, CA 90006
213-386-58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