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기념할 일이냐!” 12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안전행정부 국장이 진도 팽목항 사망자 명단 앞에서 동행한 공무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려다 실종자 가족의 분노를 샀다. 그는 2시간 만에 직위해제됐다. 그럼에도 때마다 인증샷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목포시의회 의원들이, 또 김철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신항에 정박한 세월호 선체를 배경으로 참사를 ‘기념’했다.
□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만큼이나 사진 한 장의 파급력이 클 때가 있다. 2020년 7월 황운하, 이재정, 김남국 등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회원들이 활짝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 속 뒤편 TV엔 대전 물난리 뉴스속보와 함께 ‘침수 아파트 1명 심정지’라는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황당한 발언까지 했다.
□ 이번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다. 그의 사진 한 장이 보수 진영의 공분을 낳는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장 대표가 미 의회 의사당을 배경으로 김민수 최고위원과 찍은 사진은 한 장의 화보 같다. 선거 참패를 걱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당대표는 해외에 나가 너무나 해맑은 웃음과 장난스러운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으니 열불이 나는 게 당연하다. 그가 방미 중 누굴 만나서 뭘 했는지 제대로 못 밝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듯하다. 사진은 그 사람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가장 정직한 기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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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 논설위원
ytle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