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들기름 쓰네. 재밌다.”
이달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코리안 플레이버(Korean Flavor)’를 주제로 막 시작된 버거 경연대회 ‘2026 코리아버거챔피언십(KBC)’ 결승전을 구경하던 젊은 남성이 갓댐버거 팀 앞을 지나며 감탄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한국의 맛을 재해석하는 결승전에는 정통 한정식집에서나 볼 법한 별별 한식 재료들이 총출동했다. 일반 패티 대신 대형 소 갈빗대와 삼겹살부터 참나물, 달래, 깻잎, 고사리, 궁채 등 각종 채소, 울외 장아찌와 멜젓(멸치젓의 제주 방언)까지. ‘아메리칸 클래식 버거’ 주재료인 두꺼운 소고기 패티, 치즈와는 조합 자체가 생경한 식재료들이다.

2026 KBC 1위에 오른 제스티살룬 팀이 일사불란하게 버거를 조리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제공
심사위원이자 버거 브랜드 ‘멜팅소울’을 만든 이원일 셰프는 “결승이라서 그런지 실험적 레시피가 많다”며 “한식 재료를 버거에 넣어 조화로움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K버거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멜팅소울이 주최하고, 삼성웰스토리가 메인 후원자로 나섰다.
‘대한민국 버거왕’ 타이틀을 노리고 올해 2월 전국 118개 팀이 출전한 예선전을 거쳐 결승에서는 8개 팀이 정면 승부를 펼쳤다. 예선전 1위 롯데리아의 고리아버거와 제주의 무거버거를 비롯해 재지패티, 라모스버거, 제스티살룬, 갓댐버거, 쩝스버거, 르프리크다.
조리 시간은 단 90분. 완성 순서대로 평가를 받기에 심사위원들의 혀가 무뎌지고 배가 부르기 전에 최상의 맛과 온도로 빠르게 버거를 내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3인이 한 조가 돼 식재료를 썰고, 찌고, 볶고, 굽는 장면은 ‘흑백요리사’를 방불케 했다. 경연이 진행된 aT센터 ‘2026 삼성웰스토리 푸드 페스타’ 박람회장에는 군침이 도는 고소한 향기가 금세 들어찼다.
‘K버거왕’ 발굴 나선 삼성웰스토리

2월 24일 경기 성남시 삼성웰스토리 본사에서 진행된 ‘2026 코리아 버거 챔피언십’ 예선전 참가자들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 급식·식자재 유통업 1위인 삼성웰스토리가 KBC를 후원하는 건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커진 데다 국내 버거 시장도 성장세라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버거 시장은 2014년 2조1,000억 원대에서 2024년 4조2,000억 원대로 두 배쯤 커졌고 조만간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권 삼성웰스토리 부사장은 “외식 물가 상승과 혼밥 문화 확산 등으로 국내 버거 시장은 빠른 성장세”라며 “KBC를 후원해 경쟁력 있는 버거 브랜드를 발굴, 국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버거 전문 식자재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2026 KBC 1위 제스티살룬의 돌솥비빔버거. 삼성웰스토리 제공
이날 결승에서 ‘돌솥비빔버거’로 1위를 거머쥔 제스티살룬은 1,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올해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요리 대회 ‘월드푸드챔피언십’ 버거 부문에 국가 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제스티살룬은 돌솥비빔밥의 눌은밥을 표현한 고추장 밥 스커트(치마 모양 속 재료)와 각종 나물을 넣어 한식과 버거의 다채로운 조화로움을 꾀했다.
2위와 3위는 언더독의 반전이었다. 결승 진출권을 두고 이날 오전 일반인 심사위원단을 위한 버거 50개를 만들면서 피 말리는 세미파이널을 치른 두 팀, 르프리크와 무거버거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 르프리크는 갈비살, 호박구이, 산고추 절임, 냉이 초무침 등을 속재료로 ‘백반 버거’를 만들었고, 무거버거는 제주 식재료 고사리, 멜젓, 마늘 등으로 로컬 제주의 맛을 구현했다.

2026 KBC 본선에 진출한 8개 팀 단체 기념사진. 삼성웰스토리 제공
우승을 차지한 제스티살룬의 양준환 팀장은 “이번 대회가 국내 버거 시장이 확대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자영업자들 다 같이 힘내자”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K버거를 통해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버거 시장 성장 파트너 될 것”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6 웰스토리 푸드 페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KBC는 삼성웰스토리 주최로 이달 8~10일 열린 기업 간 거래(B2B) 식음 박람회 ‘푸드 페스타’의 부대 행사다. 박람회에는 사흘간 관람객 6,500여 명이 몰렸는데 전년보다 20% 늘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이번 대회로 버거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업계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승팀의 글로벌 도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대회 참가팀을 대상으로 한 식음 설루션도 이어가 B2B 버거 식자재 시장의 성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는 2021년부터 식자재를 공급하는 고객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360 솔루션’을 추진 중이다. 유망 고객사에 △공간 컨설팅 △위생 컨설팅 △해외 진출 지원 △상품 연구·개발(R&B) 지원 등 10대 지원책을 제공하며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2024년에는 멜팅소울 대표 메뉴를, 지난해에는 르프리크와 함께 개발한 미식 버거 8종을 자사가 운영하는 구내식당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버거는 엽채류부터 육류, 베이커리(버거 번)까지 다양한 식재료의 조합이라 품목별 다양한 소싱 역량이 필수적이고, 수입 식자재 사용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삼성웰스토리는 전국 거점별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버거에 필요한 신선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글로벌 유통 네트워킹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버거 식자재 공급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