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서비스업’ 잠식에 나선 AI 기술
제조업의 AI 고도화, 한국의 미래 달려
전례 없는 현장 중심 산학협력 체계 필요
“Software is eating the world.”(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는 중이다.)
지금은 미국 3대 벤처캐피털로 성장한 ‘a16z’ 공동 설립자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 선언한 이 한마디는 시대의 전환점이었다. 데이터 기반 소프트웨어가 모든 산업을 다시 쓰기 시작하며 소프트웨어 서비스 르네상스가 열렸다.
그해, 필자는 서울대 실험실 벤처를 인수한 SAP에서 필자의 팀이 개발을 주도한 HANA(고성능 분석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실시간 전사적 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시장 진출을 이끌고 있었다.
SAP는 이 플랫폼으로 재도약해 한때 시가총액 3,400억 유로(약 590조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1,900억 유로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서비스나우, 스노플레이크 등 기존 소프트웨어 강자들 역시 같은 압박을 받고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패러다임 변화의 진원지는 실리콘밸리다. 앤스로픽은 인튜이트와 손잡고 세무·재무 AI 에이전트 시장에 진입했다. 개인의 세금 상담과 신고는 물론, 재무 전반을 케어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할 것이며, 기업으로 확장되면 매출 관리·캐시플로·세금 신고·분기별 감사까지 자동화될 것이다.
기존 회계·법률·컨설팅 법인의 존재 이유가 흔들리게 됐다. 오픈AI는 인스타카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해 기존의 커머스 시장과 광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스타트업 인수와 경험 있는 전문가 영입을 통해 각 산업 영역의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해가고 있다.
미국은 금융·법률·리테일·광고 등 자국 강점 서비스 산업을 기반으로 자율 에이전트 AI의 주도권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레거시를 버리지 못하는 ‘기득권의 딜레마’로 이 흐름을 주도하기 어렵다.
역사에서 전례 없는 규모와 스피드의 구조적 변화는 먼저 움직이는 자에게 기회를 주지만, 주저하는 자에게는 돌이키기 어려운 위험으로 돌아왔다.
기존 교육 체계로는 이 속도전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가장 효과적인 재교육은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 있다.
대학의 우수 인재들이 산업 현장과 스타트업에서 실전을 경험하고, 그 경험이 다시 대학으로 환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산학연이 뜻을 모으고, 정부가 과감한 실험을 뒷받침할 여건과 재정적 쿠션을 마련해야 할 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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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균 스탠퍼드대 HAI 석학 펠로우,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