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먹을 때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곁들이는 식습관이 혈관과 뼈 건강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다. 라면의 높은 나트륨과 탄산음료의 인산 성분이 체내 칼슘을 이중으로 빼앗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공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칼슘 섭취량은 남성이 권장 기준의 69.1%, 여성은 61.5%에 그친 반면, 나트륨 섭취는 남성 160.6%, 여성 115.7%로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분석에서도 2023년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2000㎎)의 1.6배였으며, 65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나트륨 섭취 1·2위 음식은 라면과 배추김치였다.
라면의 나트륨은 신장을 통해 배출될 때 칼슘을 함께 끌고 나간다. 이미 칼슘이 부족한 상태에서 탄산음료의 인산염이 가세하면 칼슘 흡수 자체가 막힌다. 체내에서 칼슘과 인은 1:1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인산이 과잉 공급되면 이 균형이 무너진다. 콜라 등 카페인이 든 탄산음료는 신장과 소장에서 칼슘 배설을 추가로 늘린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이지민 소장은 “나트륨 과다 섭취를 혈압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트륨과 칼슘 부족이 동시에 작용하면 체내 칼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칼슘 고갈이 지속되면 몸은 혈액 속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을 가져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골밀도가 떨어지고 골감소증을 거쳐 골다공증으로 진행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56.7%에 불과하고, 칼슘이 부족한 청소년 비율은 81.5%에 이른다. 뼈 형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에 이 조합을 반복 섭취하면 성인이 된 이후의 골격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혈관 위협도 만만치 않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류량이 늘며 혈관 벽에 압력이 가해진다. WHO는 나트륨 섭취량이 소금 기준 6g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사망률이 56%,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36% 오른다고 경고한다. 라면 한 개의 나트륨 함량은 1700~1900㎎으로 단 한 끼에 WHO 하루 권고량에 근접한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9개로 베트남에 이어 세계 2위다.
조리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프에는 전체 나트륨의 70~90%가 들어 있어 절반만 사용하면 30~50%를 줄일 수 있고, 국물을 남기면 추가로 30~40%를 절감할 수 있다. 탄산음료 대신 물이나 우유를 곁들이면 인산 과잉을 피하면서 칼슘 손실도 일부 보충할 수 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