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예비선거 — “어느 당이냐”보다 “누구냐”를 물어야 할 때

캘리포니아 주민 여러분, 6월 2일 예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주지사를 비롯해 부지사, 주 의회 의원까지 캘리포니아의 향후 4년을 결정할 선거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 단순히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될 이유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갤런당 6달러에 육박하는 기름값, 2,310억 달러로 불어난 고속철도, 240억 달러를 쓰고도 줄지 않는 노숙자 .

이 모든 문제 뒤에는 30년간 굳어진 한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검증 없는 일당 지배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감사원이 지난 10년간 의회에 권고한 사안 가운데, 의원들이 입법으로 옮기지 않은 비율입니다.

미해결 권고만 300건이 넘습니다. EDD 실업급여 사기, 노숙자 예산 집행 부실, 산불 위험, 식수 안전 — 가장 비싼 문제들에서 같은 경고가 매년 반복됐지만, 의회는 4건 중 3건을 조용히 묻었습니다. 공개 표결조차 없이 말입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답은 권력 구조에 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의회 120석 가운데 민주당이 93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3분의 2를 훌쩍 넘는 이른바 “슈퍼 슈퍼다수” 구조입니다.

주지사, 검찰총장, 재무관, 교육감 — 주 단위 선출직은 모두 민주당입니다. 공화당이 캘리포니아에서 주 단위 선거를 이긴 게 2006년이 마지막입니다. 20년째 견제 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 보시겠습니까.

첫째, 고속철도. 2008년 주민투표 당시 335억 달러였습니다. 18년이 지난 지금, 비용은 2,310억 달러로 7배 폭증했습니다. 운행 가능한 구간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비당파 입법분석관실이 “고속철도청이 의회 요건을 무시하고 비용 추정을 자의적으로 바꾼다”고 경고했지만, 의회는 매년 사업을 승인했습니다.

둘째, 노숙자 정책. 240억 달러를 썼습니다. 그런데 감사원은 “성과 측정 기준도, 책임 추적 시스템도 없다”고 반복해서 지적했습니다. LA 거리는 그대로입니다. 뉴섬 주지사는 이번 예산안에서 노숙자 대응 예산을 절반으로 깎으면서 “도시들이 돈을 잘못 썼다”고 책임을 떠넘겼고, 시장들은 “다년간 지원이 없으면 장기 계획을 못 짠다”고 반발합니다. 무한 핑퐁입니다.

셋째, 구조적 적자. 캘리포니아는 지난 4년간 1,250억 달러의 적자를 냈습니다. 입법분석관 게이브 페텍의 진단은 분명합니다. “경기가 좋고 세수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문제는 경기가 아니라 구조다.”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당 가능한가”를 묻지 않고 새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건 공화당이 옳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건 “한 정당이 너무 오래, 너무 압도적으로 통치하면, 그 정당의 좋은 의도조차 검증받지 않고 통과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관한 얘기입니다.

LA 타임스가 인터뷰한 빌 다드 주 상원의원, 민주당 소속입니다. 그가 한 말입니다.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면, 누군가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같은 당 의원조차 일당 지배의 폐해를 인정합니다.

정책 토론이 공개 위원회가 아니라 민주당 비공개 코커스 회의에서, 닫힌 문 뒤에서 이뤄집니다.

로욜라 로스쿨 제시카 레빈슨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조용하고 덜 투명한 곳에서 일을 처리하는 게 더 쉽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유세 논쟁도 똑같은 패턴입니다. 톰 스타이어 후보의 정유사 초과이익세, 매트 마한 후보의 유류세 한시 중단 — 둘 다 명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묻지 않습니다. “연 80억 달러 도로 보수 재원은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이 정책은 5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가. 누가 진짜 비용을 부담하는가.” “좋은가”만 묻고 “감당 가능한가”는 묻지 않는 30년 묵은 병폐입니다.

[유권자께 드리는 당부]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그리고 11월 본선거에서 한인 유권자 여러분께 세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첫째, “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십시오. 캘리포니아는 톱투(Top-Two) 예비선거 제도입니다. 당과 무관하게 1, 2위 두 명이 본선에 진출합니다.

민주당 후보만 8명이 난립한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검증 능력과 재정 감각이 천차만별입니다. 정당 라벨로 표를 던지는 순간, 검증 책임은 우리 손에서 떠납니다.

둘째, “누가 감사원 권고를 입법화할 것인가”를 물으십시오. 후보 토론회나 인터뷰에서 이 질문 하나만 던져도 후보의 수준이 드러납니다. 좋은 공약을 외치는 후보는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 나온 경고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에 답하는 후보는 드뭅니다.

셋째, 무당파 등록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현재 캘리포니아 등록 유권자의 23.9퍼센트, 530만 명이 무당파(No Party Preference)입니다.

지난 1년 사이 신규 등록 증가폭에서도 무당파가 8만 2천여 명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은 같은 기간 190명 늘었습니다. 유권자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한 정당에 대한 자동 지지가 아니라, 후보 한 명 한 명을 검증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기름값, 가장 비싼 전기료, 가장 비싼 주거비를 만들어냈습니다. 모두 따로 보면 명분 있는 친환경, 복지 정책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지속 가능한가,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를 따지는 게이트키퍼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민주주의는 정당이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유권자가 정당을 검증하는 시스템입니다. 그 검증이 멈춘 자리에 들어선 것이 2,310억 달러짜리 빈 철도이고, 240억 달러를 쓰고도 그대로인 노숙자 텐트이고, 갤런당 6달러짜리 기름값입니다.

6월 2일, 11월 3일. “우리 동네 후보가 무슨 당이냐”가 아니라 “이 후보가 캘리포니아의 망가진 검증 시스템을 고칠 사람이냐”를 물읍시다.

그것이 한인 유권자 80만 명이 캘리포니아에 던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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