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24시간 뉴스채널’ CNN방송 설립자 테드 터너 별세

테드 터너 전 CNN 최고경영자(CEO)가 1995년 5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CNN 월드 리포트 기고자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향년 87세… 생전 ‘루이체 치매’ 앓아
현대 방송 산업 지형 완전히 바꾼 사업가
유엔에 기부하고 환경 운동 나서기도

세계 최초 24시간 뉴스 채널인 미국 CNN방송을 설립하며 현대 방송 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꾼 사업가 테드 터너가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8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가 운영하던 광고판 사업을 이어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24세의 나이로 광고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된 터너는 짧은 시간 내 회사를 남동부 지역 최대의 옥외 광고 회사로 성장시켰고, 이후 라디오 방송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터너는 경영난에 시달리던 TV 방송국을 인수했는데, 이후 위성으로 연결해 미국 전역에 송출하는 ‘슈퍼스테이션’ 개념을 도입해 지역 방송국이었던 이곳을 전국구 방송으로 키웠다. 미국에서 케이블 방송 시스템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터너의 WTCG는 인기가 높아졌고, 가입자 수는 200만 명까지 치솟았다. 터너는 야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애틀랜타 호크스를 인수했고, 자신의 방송망을 이용해 브레이브스 경기를 매일 전국에 중계하며 이 팀을 ‘미국의 팀’으로 만들었다.

터너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건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 CNN 설립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터너의 비전을 듣고 “누가 하루종일 뉴스만 보느냐”며 비웃었지만, 이후 CNN은 전세계 보도 시스템의 표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991년 걸프전 당시 CNN은 바그다드 현장에서 공습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하며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1991년 미 타임지는 “사건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150개국 시청자들을 역사의 생생한 목격자로 만들었다”며 터너를 ‘올해의 인물’에 선정하기도 했다.

터너는 CNN을 1996년 타임 워너에 매각하고 사업에서 물러났지만, 여러 인터뷰를 통해 “CNN은 평생의 가장 큰 업적”이라 언급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후 터너는 1997년 유엔에 무려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기부하며 유엔 재단을 설립했고, 핵무기 폐기 운동가로 활동했으며 환경 운동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18년 진행성 뇌 질환인 루이체 치매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톰슨 CNN 월드와이드 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테드는 대담하고 두려움이 없었으며 언제나 직감을 믿고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며 “그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영원히 CNN의 정신적 지주일 것”이라고 애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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