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렌트비 안정세 진입… 2022년 대비 약 11% 하락

한 아파트의 렌트 사인. [로이터]

‘소형 유닛·고급 주택’ 하락 커

소득 대비 부담은 여전히 높아

오는 7월 임대료 안정화 정책

LA카운티 주택 임대료가 상승을 멈추고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LA 카운티 주택 임대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전체 임대 주택 매물의 중간 리스팅 가격은 2,52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달러(약 3.7%) 하락했다.

LA 카운티 임대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22년 여름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임대용 다가구 주택 신규 건설이 급증하면서 임대료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 소형 유닛 하락폭 커

올해 1분기 LA 카운티 중간 리스팅 임대료는 2022년 최고치 대비 298달러(약 10.6%) 낮은 수준으로 지난 4년래 최저 수준이다.

침실 개수별로 보면, 침실 0~2개짜리 유닛의 중간 임대료는 2,24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달러(약 5.7%) 하락했다. 반면 침실 3개 이상 대형 유닛은 3,58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폭은 103달러(약 2.8%)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조정세를 보였다.

소형 유닛에서 더 큰 폭의 임대료 하락이 나타난 것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LA 카운티 전역에서 별채형 주거 시설인 ‘ADU’ 공급이 급증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ADU는 일반적으로 허가부터 입주까지 6~18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들 유닛이 최근 잇따라 완공되면서 소형 임대 주택 공급이 증가했고, 그에 따라 임대료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편 LA 카운티 임대 수요는 대부분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LA 카운티 임대 매물 온라인 조회 중 약 61%는 카운티 지역 내에서 발생했다. 반면 가주 내 다른 지역에서의 조회는 약 19%를 차지했고, 타주 조회는 약 17%, 해외 조회는 약 4%로 집계됐다.

■ 여전히 부담 힘든 수준

올해 1분기 LA시의 전체 임대 주택 매물 중간 리스팅 가격은 2,68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달러(약 3.5%)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는 LA 카운티 임대료와 비슷한 흐름으로, LA시 임대료 역시 2022년 여름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LA시 1분기 중간 임대료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17달러(약 4.6%) 높지만, 2022년 정점과 비교하면 월 219달러(약 7.5%) 하락한 수준으로, 연간 약 2,628달러의 임대료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LA시에서 중간 수준의 임대료를 감당하려면 최소 연소득 10만7,280달러(연소득 40배 규칙 적용)가 필요한데, 이는 LA시의 추정 중위 가구소득 8만8,730달러보다 20%나 높은 수준이다.

■ LA 서쪽 ‘고급’ 지역 둔화 뚜렷

LA 카운티에는 주택 임대 수요가 높아 임대료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임대료 지역은 대부분 LA 시 서쪽의 이른바 ‘프리미엄’ 시장들로, 이들 지역에서도 임대료 둔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비벌리힐스의 1분기 임대료는 전년 대비 약 9.3% 하락한 4,574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말리부 역시 약 3.6% 떨어진 1만4,871달러, 산타모니카는 약 2.6% 하락한 4,187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보행 친화적인 도심 구조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의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롱비치, 컬버시티, 패서디나 등 주요 기업이 밀집한 도시로 메트로 철도망 등 대중 교통과 잘 연결된 지역의 임대료는 상승 또는 정체를 기록했다.

이 중 패서디나의 임대료는 전년 대비 약 5.8% 상승한 2,823달러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롱비치는 약 2.4% 오른 2,624달러를 기록했다. 컬버시티의 경우 약 0.2% 상승한 2,82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오는 7월부터 임대료 안정화 정책

LA시는 이 같은 주거비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2월 약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임대료 규제 개편(오는 7월 시행 예정)을 단행한 바 있다. 개편된 ‘임대료 안정화 조례’(Rent Stabilization Ordinance·RSO)는 연간 임대료 인상 상한을 기존 8%에서 4%로 낮추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조례는 시 전체 임대 주택의 약 74%에 해당한 약 65만 가구에 적용될 예정이다.

조례가 시행되면 해당 규제 적용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는 기존 규제 대비 장기적으로 상당한 임대료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임대료 규제에 따른 임대료 둔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되고 있다. 연방 인구조사국의 ‘커뮤니티 보고서’(American Community Survey)에 따르면, 2024년 LA시에서 체결된 임대 계약(재계약 포함)의 중간 임대료는 1,804달러로, 리얼터닷컴이 같은 기간 조사한 중간 리스팅 임대료(2,852달러)보다 무려 1,000달러 넘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집에 오래 머문 세입자일수록 LA시의 임대료 안정화 정책에 따른 혜택을 더 많이 받아 가파른 임대료 상승세를 피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건물주·세입자’간 분쟁 유발 부작용 우려도

최근 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2024년 LA시 세입자의 약 86.5%가 1년 전과 동일한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2010년의 약 79%보다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역시 약 69.3%(2010년)에서 약 78.4%(2024년)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 주도 임대료 안정화 정책이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LA시와 비슷한 정책을 시도한 뉴욕시에서는 임대료 규제 혜택을 받으려는 세입자들 사이에서 이사가 필요함에 불구하고 한 집에 계속 거주하려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이 경우 신규 세입자를 받으려는 건물주와 기존 세입자간 분쟁이 늘 수 있고 전반적인 주택 임대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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