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가에서 인종을 고려한 입학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연방 법무부는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이 최근 입학 전형에서 인종을 고려해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법무부 민권국은 1년간의 조사 끝에 UCLA 의대가 2023년부터 2025년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 연방 민권법 타이틀 6를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자료에는 내부 이메일, 교육 자료, 입학위원회 지침 등이 포함됐고, 법무부는 이 문서들이 대법원의 인종 고려 입학 금지 판결 이후에도 UCLA가 인종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고려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법무부는 특히 UCLA 의대가 “같은 인종의 의사가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비율을 높이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입학생 가운데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의 중간 MCAT 점수는 507점, 68퍼센타일이었고,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은 각각 514점, 88퍼센타일로 제시됐습니다. 2024년 자료에서도 흑인 입학생은 중간 GPA 3.72와 MCAT 508점, 히스패닉 입학생은 GPA 3.56과 MCAT 506점으로, 아시아계와 백인 입학생보다 낮은 수치가 제시됐습니다.
이 정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오랫동안 대학가에 자리 잡은 다양성 중심의 입학 철학, 이른바 포괄적 심사 방식이 있습니다. UCLA 의대는 MCAT 점수와 GPA만으로 훌륭한 의사를 판단할 수 없고, 지원자의 경험과 배경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법무부는 포괄적 심사가 인종을 직접 쓰지 못하게 된 이후 인종 대리 지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질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1996년 주민발의안 209호에 따라 공립대학 입학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이 금지됐고, 2023년 연방 대법원도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사건에서 대학 입학 전형의 인종 고려를 위헌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UCLA 의대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인종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고 보고, 입학 정책을 법에 맞게 고치기 위한 자발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UCLA 의대 측은 법무부의 결론에 반박했습니다. UCLA 측은 입학 절차가 실력에 기반하고 있으며, 모든 지원자를 엄격하고 종합적으로 심사하고 있고, 연방 및 주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단순한 대학 입시 문제가 아닙니다. 의대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맡길 의사를 길러내는 곳입니다. 어떤 정치적 명분도 실력과 자격이라는 기본 원칙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대학은 지성의 상아탑이지 정치의 실험실이 아닙니다. 특히 의대에서조차 실력보다 인종 구성과 정치적 목표가 앞섰다면, 그 피해는 탈락한 지원자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결국 환자와 사회 전체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미국 대학의 인종 입학 논란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대만큼은 예외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의사는 다양성을 대표하는 직업이기 전에,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전문직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