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청문회서 약속… “대우 동등해야”
“한미일 간에 매우 강력한 동맹 필요”
민주당 의원도 지지 의사… 무난할 듯
농산물 장벽 적극 대응
스틸 후보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정상 간 통상·안보 합의가 정리된 지난해 11월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거론하며 “팩트시트에서 양국 정상은 미국 기업들이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되고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인준을 받게 될 경우 그것을 분명히 챙기겠다(follow up). 미국에 있는 모든 한국 기업이 (미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만큼 한국에 있는 미국 기업들도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집권 공화당 소속 빌 해거티(테네시) 의원의 질의 뒤에 나왔다. 해거티 의원은 “미국 기술 기업들이 한국에서 차별당하는 듯하다”고 지적하며, 인준된다면 모든 미국 기업이 다르게 대우받지 않도록 보장해 줄 것을 스틸 후보자에게 주문했다. 요청 과정에서 그는 쿠팡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틸 후보자는 미국산 농산물 대상 무역 장벽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피트 리게츠(공화·네브래스카) 의원이 미국산 농산물 수출을 막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과 미국산 대두(콩) 저율할당관세(TRQ) 물량 축소 문제 등을 지적하자 “대두 등 농산물 관련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인준된다면 한국 정부 및 관련 무역 현안 담당자들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관계는 동맹으로 규정했다.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그래서 미국과 일본, 한국 간의 매우 강력한 동맹(strong alliance)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나 미일은 조약에 근거한 동맹 관계지만 한일은 동맹이 아니다. 대사로 부임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미일 협력이 “한국만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20일 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 중인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후보자.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안보관은 스틸 후보자의 출신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부모는 1950년대 6·25 전쟁 중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서 만나 가정을 꾸린 뒤 다시 일본으로 이주했다. 스틸 후보자에게 미국 유학을 권한 이는 외교관인 부친이었는데 그는 미국을 “희망과 자유, 번영의 등대”로 여겼다고 한다. 스틸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남편 숀 스틸 변호사와 2명의 딸, 사위, 손주 등 가족에게 감사한 뒤 한국 속담인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한국어로 말했다.
스틸 후보자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모두발언에서 “한미 동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을 지탱하는 핵심축 역할을 해 왔다”며 “주한미군 2만8,500명을 주축으로 하고 미국의 확장 핵 억지력으로 강화된 우리의 공동 방위태세는 여전히 철통같다. 이게 바로 우리 동맹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자 미국 산업 재건을 돕는 핵심적 투자국”이라고도 했다.
인준안 통과는 무난해 보인다. 야당 민주당 소속 팀 케인(버지니아) 의원은 스틸 후보자가 하원의원이던 시절 자신과 함께 한국계 미국인의 ‘이산가족 국가 등록 법안’을 공동 발의한 인연을 얘기한 뒤 남북 관계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에 스틸 후보자가 최적의 인물이며 인준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스틸 후보자를 주한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이날 청문회를 거쳐 외교위와 상원 전체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돼야 부임할 수 있다. 현재 주한대사 자리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스틸 후보자가 부임하면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미국인 주한대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