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수지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서 유치원 교사로 나오는 영상은 지난달 초부터 3차례나 올라오며 총 조회수가 1,200만 회도 돌파했다.
이기적이고 ‘내 아이’밖에 모르는 일부 학부모들의 끊임없는 진상 민원에 24시간은 물론 주말도 부족한 유치원 교사의 일상은 웃음보다 씁쓸함을 준다.
웃자고 올린 영상이 코미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됐다. 가위바위보에서 아이를 이겼다는 이유로 “밤새 심장이 벌렁거렸다”는 항의 전화를 받는 장면에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교사들은 오히려 ‘순한 맛’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현실은 더하다는 뜻이다.
□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 위상이 얼마나 높았는지 잘 보여준다.
유교 문화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세계관에서 선생님은 임금과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았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인간의 도리와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였던 만큼 그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교육이 서비스 산업이 되면서 현장에선 선생님이 아니라 ‘고객’인 학부모가 왕인 세상이다. 선생님은 고객의 민원을 처리하는 감정노동자로 전락, 아이의 잘못도 혼내지 못한다.
□ 21세기도 사반세기나 지났는데 과거로 돌아가잔 얘기가 아니다. 체벌이란 미명 아래 자행됐던 폭력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권위를 내려놓는 것과 존중을 내버리는 것을 혼동해선 안 된다.
학부모와 학생의 권리를 높인다고 교사를 24시간 감정 하인으로 만들 순 없다. 내 아이를 소중히 여긴다면 선생님부터 존중하는 게 순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오히려 선생님에겐 더 엄하게 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게 맞다.
□ 요즘엔 길을 보여주는 스승이나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아무도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참스승과 진짜 어른이 나오길 기대하는 건 씨도 안 뿌리고 열매를 거두려는 것과 같다.
스승을 존경할 줄 아는 사회가 돼야 스승도 어른도 늘어난다. 이수지의 영상은 단순히 교사의 고충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가 지금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거울일지 모른다.
박일근 수석논설위원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