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사전투표 ‘뜨거운 전남’ VS ‘차가운 대구’, 민주당에 청신호?… “보수는 본투표율 높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각각 전남지역과 인천지역에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사진은 정 위원장이 전남 담양시장에서(왼쪽 사진), 장 위원장이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뉴시스

여야가 29, 30일 이틀간 실시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두고 31일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전국 평균 사전투표율은 2022년 지선(20.62%) 대비 2.89%포인트 오른 23.51%로, 역대 지선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내란 세력에 대한 심판과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뒷받침 의지가 담긴 것”(강준현 수석대변인)이라고 해석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의사를 표시한 것”(박성훈 수석대변인)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만으로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7개 현행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지선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여당 안방인 호남이었다. 전남이 38.95%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북(35.05%), 광주(27.83%)가 뒤를 이었다. 호남권 세 지역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한 것이다. 반면 보수의 심장인 대구는 18.6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사전투표율이 20%에 미치지 않는 곳은 대구가 유일했다. 지선 격전지 중에선 △경남 24.64% △서울 23.84%는 전국 평균보다 투표율이 높았고, △울산 22.46% △부산 21.29%는 평균 이하였다.

앞선 지선과 비교해도 호남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도가 눈에 띄게 높았다. 광주는 2022년 대선 때는 대구 다음으로 사전투표율이 낮았었다. 호남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에서도 나타났다. 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24.12%)을 훌쩍 웃도는 42.59%였다. 옆 지역구인 군산김제부안갑도 29.71%를 기록했다. 대구 달성은 사전투표율 역시 17.56%로 14개 재보선 지역 중 가장 낮았다.

전북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후보 돌풍과 전남·광주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남권 한 민주당 의원은 “호남의 경우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 김종회 군산김제부안을 후보를 비롯한 무소속 후보들과 혁신당 후보들이 민주당 소속 후보와 혈투를 벌이고 있어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치열한 경쟁 구도에 각 후보 지지자도 경쟁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구 지역의 저조한 사전투표율은 보수·진보 지지층의 사전투표 인식 차가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보수 유권자들은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강성 보수 유권자의 경우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을 제기하고, 일부 보수 정치인도 이에 동조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보수 유권자, 선거 당일 대거 투표 가능성”

지금까지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었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이 주로 사전투표에 참여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전투표가 일상적 투표 행위로 자리 잡은 지금은 이런 공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 압승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보수층이 선거일에 투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사전투표율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도 “호남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미뤄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에 우호적이란 점은 확인된 것 같다”면서도 “역대 선거에서 대구·경북은 본투표 참여율이 높았던 만큼 최종 선거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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