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고용 증가에 금리 인상 베팅 ↑
반도체지수, 코로나 이후 최대폭 하락
금·비트코인도 최저치…달러만 강세
“근로자들은 불안”…트럼프 “인하하길”
중동 전쟁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물가와 달리 고용시장은 예상 밖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긴축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단기적으로 주식과 채권, 가상화폐, 금의 가격은 내리고 달러화 가치만 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요 지수들이 급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 3000억 달러(약 2000조 원)이 증발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0.26%나 폭락해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부진에는 호전된 고용지표가 역설적으로 기폭제가 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4월보다 17만 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미국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앞서 고용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도 4월보다 12만 2000명 늘어난 5월 민간 고용 보고서를 발표해 전문가 예상을 웃돌았다. 또 다른 고용정보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도 올 1∼5월 미국 전체 고용주들의 감원 발표 규모가 지난해 동기보다 7%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불안한 미국 물가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준거로 삼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8% 올라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고용 지표 선방에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우량 회사채의 준거 지표가 되는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5일 심리적 저항선인 5.0%를 장중 다시 돌파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추종 지표(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심리적 저항선인 4.5%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고용호조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시장 금리를 선제적으로 띄우고 이는 주식 할인률을 올려 주가를 떨어뜨리는 셈이다.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서 이자가 없는 안전자산인 금 선물의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365.3달러로 내려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24년 11월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반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DXY)는 100.07로 마감해 4월 3일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고용 호조에 대한 엇갈린 전망은 또 다른 불확실성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개월간 매달 18만 8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지만 실업률은 실질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4.3%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이 늘었지만 그만큼 구직자도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시간당 평균 임금은 3.4% 상승하며 1년 전 4% 상승률보다 낮았다. 노동 시장이 수요자(기업) 주도 상태인 셈인데, 여기서 금리 인상이 굳어지면 기업 채용 심리는 금새 꺾일 수 있다. 또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소비가 받쳐주지 못해 고용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호조가 긍정적 경제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금리 경로에 더욱 주목하며 주가가 하락하자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이날 “그는 이날 “금리정책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내리도록 할 것”이라며 “금리 1%포인트마다 6억 달러의 비용이 들기에 나는 금리가 더 낮아지기를 바란다”고 에둘러 압박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