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처럼 정치하기 쉬운 도시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은 매일 세금과 각종 부담금, 생활비 상승에 시달리지만 정작 시정부가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311 신고 시스템은 있지만 신고가 접수된다고 해서 반드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은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를 신고하고, 해결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거리의 불법 투기, 노숙자 문제, 소음 민원 등은 수개월, 수년 동안 반복된다.
치안 역시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정치인들의 발표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 일부 상점들은 절도와 무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경비원을 고용하고 있다. 대형 약국과 소매점들이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사설 보안 인력에 의존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인 도시의 모습이 아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노숙자와 마약 중독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원하지만, 문제 해결보다 관리에만 집중하는 정책이 반복되면서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공무원 조직과 공공노조의 영향력 역시 매우 강하다. 정치인들은 노조의 지지를 받고, 노조는 임금과 연금, 고용 안정을 보장받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론 공무원과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는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내는 세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 구조 역시 현직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선거구 획정 문제와 현직 프리미엄, 조직 동원력 등으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는 사실상 본선보다 예비선거가 더 중요해졌다.
경쟁이 줄어들수록 정치인들은 시민보다 지지 세력의 눈치를 보게 된다.
결국 정치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도시 운영의 성과가 아니라 다음 선거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복지 정책과 지원금, 각종 선심성 공약은 계속 늘어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란 원래 어려운 일이어야 한다.
시민의 세금을 아끼고, 치안을 유지하며, 도로와 공원을 관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재정을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LA의 현실을 보면,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깨끗한 거리, 안전한 동네, 책임 있는 재정 운영, 그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정치 말이다.
16년 동안 비교적 편안한 정치 환경에 익숙해진 정치권이 이제는 시민들의 달라진 목소리를 들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 LA 한인 주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