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이전트가 사용자 카드로 상품 구매 완료
오픈AI 독자모델 ‘인스턴트 체크아웃’은 실패
비자와 손잡아 수수료 낮추고 결제 안정성 높여
세계 최대 결제 네트워크 운영사 비자가 챗GPT 운영사 오픈AI와 손을 잡고 인공지능(AI)이 사용자 대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10일(현지 시간) 비자는 오픈AI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챗GPT에 비자 결제망을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소비 활동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는 시대를 대비하려는 차원에서다. 이에 챗GPT는 AI 에이전트가 상품 추천 뿐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직접 구매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잭 포레스텔 비자 최고제품·전략책임자(CPS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비자 결제 포럼’에서 이용 방식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150달러 이하 무선 헤드폰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챗GPT가 조건에 맞는 상품을 검색한 뒤 구매까지 자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포레스텔 CPSO는 “AI 추천에서 실제 구매로 넘어가려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신뢰가 필요하다”면서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쌓은 기본 인프라와 절차, 보안 수준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픈AI는 전자상거래를 챗봇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지난해 말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 기능을 선보여 챗GPT가 특정 상품을 인터넷에서 찾아주는 등 쇼핑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오류가 잦았던 데다 거래 금액의 4%라는 수수료가 판매자들에게 비싸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올 3월 해당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러나 이번 협력을 통해서는 이용자가 자신의 비자 카드를 챗GPT에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차별점을 뒀다. 오픈 AI의 AI 에이전트는 상호작용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구매를 실행한다면, 비자는 대규모 결제 승인과 사기 탐지 시스템을 맡는다.
클로드 코드 등 기업 사무 영역에서 자동화 혁신을 이룬 AI 에이전트가 소비 영역에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구매하는 만큼 위험도 크다.
AP통신은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금융기관과 소매업체 모두에게 우려를 낳는다”고 짚었다. 고객의 과소비나 AI의 잘못된 상품 구매, 구매 승인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염려해왔다.
이에 비자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출 한도 설정·사전 승인 절차·이용 가능한 가맹점 제한 등의 안전장치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레스텔 CPSO는 “기본적인 분쟁 처리 원칙은 기존 카드 결제와 동일하다”며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를 의도했는지, 판매자가 거래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정상적으로 행동했지만 중간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다. 포레스텔 CPSO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결제 토큰화 체계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의 최대 경쟁사인 마스터카드도 AI 결제 기능 개발에 착수했다. 마스터카드는 이날 AI 에이전트 결제망인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Agent Pay for Machines·AP4M)’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AP4M은 사용자가 직접 체결하는 기존 결제망과 달리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상시 가동되는 형태의 결제망이다. 예컨대 카페가 신규 매장 홍보를 위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려 할 경우 AI 에이전트에 권한을 부여해 광고 플랫폼과 웹 서비스 구매를 자동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요른 램버트 마스터카드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에이전트 결제는 AI 비즈니스 모델의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기계(machine) 결제를 통한 에이전트 간 서비스 구매 및 판매는 매우 높은 거래량과 (그에 대비) 적은 금액, 매우 빠른 결제 속도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