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C조에 편성된 한국 대표팀은 독일에 3대 2로 지고, 스페인, 볼리비아와 비겨 2무 1패를 기록하며 예선 탈락했다. 대표팀 탈락에도 불구하고 독일ㆍ스페인전에서 각각 시원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는 등 공수 겸장에, 게임을 풀어가는 조율 능력까지 선보이며 훗날 ‘영원한 리베로’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 1990년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인 홍명보는 선수로 마지막 출전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주장으로서 한국대표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4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했다. 조별 예선 1위로 16강에 진출해 난적 이탈리아를 골든골로 누른 대표팀이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할 때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대 오른쪽 모서리로 공을 차 넣고 4강 진출을 확정짓고 환하게 웃었다.
□ 홍명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감독으로 갑자기 다시 등장했다.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시킨 최강희 감독이 지역 예선에서의 경기력 논란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한 조에 편성돼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도 1무 2패로 탈락했다. 부진한 경기력과 전술 부재 등에 대한 비판에 대회가 끝난 후 대표팀 내 파벌 논란까지 겹쳤다. 10여 년 만에 이번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팬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대표되는 협회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전술 부재, 경기 결과에 대한 선수 탓 등이 더해졌다.
□ 홍명보호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대 1로 역전승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첫 1차전 승리다. 2002년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체코 등에 잇달아 0대 5로 패배해 ‘오대영 감독’으로 조롱받았던 히딩크 감독은 명장으로 기록됐다. 그간 축구팬으로부터 ‘미운 오리’로 홀대받던 그가 ‘백조’ 감독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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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람 논설위원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