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스타디엄에서 뉴질랜드와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선전…
2026 북미 월드컵에 출전 중인 이란 축구 대표팀이 잉글우드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경기를 마치자마자 미국 영토를 떠나 멕시코 훈련 기지로 즉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란 대표팀의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은 오늘(15일) 뉴질랜드와 치열한 접전 끝에 2대 2 무승부를 거둔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종료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미국을 떠나 멕시코 티후아나에 마련된 베이스캠프로 즉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초 이란 대표팀은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정상적인 컨디션 조절을 위해 LA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내일 낮에 이동할 예정이었습니다.
갈레노에이 감독은 통역을 통해 “선수들에게 회복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경기가 끝나자마자 ‘지금 당장 떠나라’고 했다. 약 140마일 거리의 티후아나로 가기 위해 곧바로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 상황에 매우 당혹스럽고 고통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 팀은 아마도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억압받는 팀일 것”이라며 “우리를 향한 결정들이 우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내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장 메흐디 타레미 역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돼 축구협회장과 코칭스태프, 미디어 담당자 등 많은 필수 스태프가 이번 대회에 함께 오지 못했다”고 전하며, “어제도 티후아나에서 LA로 넘어오는 짧은 이동 과정에서 5시간이 넘는 통행 및 보안 검색을 견뎌야 했다.
모든 상황이 재앙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감독은 이날 경기 중 여러 선수가 근육 경련을 일으킨 이유도 이러한 외교적·행정적 장애로 인한 준비 부족과 가혹한 이동 일정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란의 이번 월드컵 여정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올해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이후 정세가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이란 측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미국에서 치러지는 조별리그 3경기를 타 지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고심 끝에 대회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이날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도 뜨거웠습니다. LA는 해외에서 가장 큰 이란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인 만큼, 이날 소파이 스타디움은 이란을 응원하는 수만 명의 관중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이란계 미국인들이 경기장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관중석의 많은 디아스포라(해외 이주민) 팬들은 경기 전 이란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를 보내거나 뒤를 돌아누우며 현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또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국기 문양인 ‘사자와 태양’ 상징물을 곳곳에서 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팀 멜리(이란 대표팀의 별칭)’ 선수들에게 일제히 압도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란은 뉴질랜드에 두 차례나 리드를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19분 무함마드 모헤비의 극적인 헤더 동점골로 2대 2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1점을 챙겼습니다.
이란은 오는 일요일(21일) 잉글우드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다음 주 시애틀로 이동해 이집트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가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미국 영토 내 체류 제한과 혹독한 이동 일정이라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이란의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16강) 진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KC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