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추천하고 다이소가 흔드는 시대, 올리브영 매장은 왜 더 강해지는가 [이지효교수의 한국사람 사는 이야기]

올리브영 화장품 소개 코너를 둘러보는 카이 트럼프. [CJ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유통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 중 하나는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경쟁 구도입니다.

한때 화장품은 백화점, 로드숍, 면세점이 주도하는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올리브영이 국내 뷰티 유통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여기에 다이소가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과 AI 기반 추천 서비스를 활용해 상품을 선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이 오히려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I가 추천하고,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고, 다이소가 가성비 시장을 공략하는 시대에 왜 소비자들은 여전히 올리브영 매장을 찾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소비의 본질이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소비자는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지만, 오늘날에는 스마트폰만 열어도 수많은 리뷰와 비교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양만 놓고 본다면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여전히 직접 매장을 방문하고, 특히 화장품 시장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납니다. AI는 추천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경험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올리브영이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단순히 화장품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고,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제품을 체험하며, 최신 뷰티 트렌드를 경험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상품이 인기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올리브영을 방문합니다.

반면 다이소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다이소는 3천 원, 5천 원 수준의 저렴한 화장품을 확대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이소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다이소의 성공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고,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비싼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오늘날 소비자는 가격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즉, 비싸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할 만한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지를 따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올리브영에도 중요한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 올리브영은 단순히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AI 추천 서비스와 초저가 유통 채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합니다.

다행히 올리브영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준비해 왔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 데이터 기반 상품 큐레이션, 체험 중심의 매장 구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 환경 구축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올리브영은 단순한 화장품 매장이 아니라 한국 뷰티 문화를 경험하는 관광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글로벌마케팅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브랜드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기업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아니고,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다이소의 가성비 전략과 AI 기반 추천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지만, 그럴수록 소비자는 오히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리브영의 미래 경쟁력은 화장품 판매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발견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에 달려 있습니다.

즉, AI가 추천하고 다이소가 가격을 낮추는 시대지만, 소비의 최종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감정과 경험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바로 그 지점에서 올리브영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적인 경험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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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효,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jihy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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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효,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jihy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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