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규군 “미국, 이스라엘 제어 못 하면 대응”
호르무즈해협 오만 인근 통항하던 선박 피격
IMO “선박 대피 작전, 잠정 중단”
외신 “종전 MOU 무산 위협 커져”
미국과 이란 간 어렵게 조성된 종전 모멘텀이 위기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호르무즈해협을 항해 중이던 화물선이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으면서 유엔 산하 기구가 추진하던 선박 및 선원 철수 계획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 진행되는 종전 협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미국, 이스라엘 제어 못 하면 대응”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이스라엘 정권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없다면, 우리 이슬람공화국은 모든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위험한 행위에 대응하는 것을 우리의 권리로 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재차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자 미국에 경고를 날린 것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의 티레와 나바티예, 빈트 즈베일 지구 내의 바르아시트와 인근 베이트 야훈 지역 등을 공격했다. 모두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격전지들이다. 이란은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 중단과 레바논 남부에서의 철수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평화협상을 중재했지만, 두 국가의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고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MOU가 깨질 위험에 처했다고 짚었다.
이란,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 피격…통제권 과시
MOU 체결을 계기로 봉쇄를 풀기로 한 호르무즈해협에서도 군사적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자폭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국적 화물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에버러블리호는 오만 다히트항에서 남동쪽으로 7.5해리 떨어진 곳에서 발사체에 맞았다.
앞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4일 호르무즈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 수백 척과 선원 1만1,000여 명을 빼내기 위한 작전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IRGC 해군은 IMO가 공개한 임시항로 좌표가 자국과 논의된 내용이 아니라면서 “엄중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는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에버러블리호가 피격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미승인 항로를 이용해 발생한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선주와 선박 운영사, 선장에 있다”고 썼다. IMO는 결국 대피 작전 개시 하루 만인 25일 이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CNN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렛대 삼아 종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재를 뛰어넘는 수익화 시도 움직임도 보인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안보, 안전, 환경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부과해 연간 400억 달러(약 62조 원)의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주변국들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날 선박 피격 사건은 종전 MOU 체결 후 처음 보고된 공격”이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문제와 더불어 미국과 이란 간의 회담을 무산시킬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