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언어모델(LLM)이 감정적인 면에서는 자유롭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기는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년치의 투자를 검증한 결과, AI는 단순 보유 전략도 못 이긴 것이다. 이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대형언어모델(LLM)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분석됐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LM의 금융 투자 전략이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을까’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최근 LLM 기반 트레이딩 전략을 20년간 백테스트했다.
그 결과 대부분 단순 매수 후 보유(buy-and-hold) 성과를 넘지 못했다. 실패 원인은 놀랍도록 인간적이었다. 인공지능(AI)은 상승장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움직여 수익을 놓쳤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거래해 큰 손실을 봤다.
일부 초기 연구는 AI 트레이딩 전략의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다. 다만 쿠쿠린구 교수는 이들이 짧은 기간 동안 소수 종목만 대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LLM이 서로 다른 시장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하고자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폭락, 그 사이의 상승장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상장폐지된 종목도 포함했다. 백테스트의 고질적 문제인 ‘생존자 편향’을 피하기 위해서다. 생존자 편향은 현재 거래 중인 종목만 포함해 성과가 부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라이츠빌비치 소재 앨리슨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앨리슨 파트너는 “많은 모델이 시장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잘 작동한다”면서도 “금융시장은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흐름 읽는 AI, 변동성은 약해…기간 길수록 수익률 편차 커

오픈소스 LLM 키미 2.6. 사진 제공=문샷AI
AI는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는 데 능하다. 하지만 긴 상승장에서 굳건했던 패턴이 주가가 갑자기 곤두박질칠 때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전쟁이나 팬데믹 같은 주요 사건도 이런 패턴을 무너뜨린다. 새로운 기술 발전과 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테슬라·넷플릭스·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FT) 네 종목을 6개월간 비교한 결과 LLM과 투자전문가의 수익률은 엇비슷했다. 그러나 2개월로 기간을 좁히면 수익률 편차는 적게는 0.1%포인트에서 많게는 12%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보고서는 “AI는 주식 시장에서 새로운 신호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 추세를 활용한다”며 “낮은 변동성에서는 위험 회피적 자세를 취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운용하는 자산 시장의 특성에 크게 좌우되므로 LLM별로 행동이 단일화하지 않는 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AI로 시장을 이기겠다는 어떤 트레이딩 전략에도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AI…전문가들 “투자 조언만 얻어야”
AI 모델은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다. 쿠쿠린구 교수도 미래 모델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이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시험한 결과, 더 큰 모델이 작은 모델을 안정적으로 능가하지는 못했다. 덩치가 크다고 더 낫다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다.
쿠쿠린구 교수는 “더 나은 모델이 자동으로 더 나은 트레이딩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은 큰 오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데이터의 신호 대 잡음 비율이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다.
무수한 무작위·무관 데이터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골라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래의 더 큰 모델이 잡음을 바탕으로 더 정교한 패턴을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조언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추천했다. 단순하고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앨리슨 파트너는 “시간당 비용을 청구하는 재무 설계사가 있다면, AI에 미리 질문을 정리해 상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I는 기업의 과거 재무제표나 연차보고서 같은 대량의 텍스트·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