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야구의 전통 있는 대회인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발생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 논란과 그에 따른 징계 소식을 접하며, 멀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고국을 바라보는 한인 교포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씁쓸함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이라는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전격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1회전을 통과했던 배재고는 당장 다음 경기부터 몰수패 처리됐으며, 대통령배와 봉황대기 등 올해 남은 모든 전국대회 출전길이 막혔습니다.
오직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며 평생 피땀을 흘려온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선수들에게는 프로 진출과 대학 진학의 꿈이 통째로 날아간, 사실상 인생을 뒤흔들 만한 가혹한 형벌이 내려진 셈입니다.
물론 학생들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특정 지역을 낙인찍는 듯한 민감한 비하 구호를 외친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며, 결코 면죄부를 줄 수 없는 철없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루는 한국 사회와 정치권의 태도는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야구부 해체까지 운운하며 10대 학생들을 상대로 극단적인 정치 공세를 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야당 내에서도 “하루 만에 청문 절차나 변론의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중징계를 내린 것은 과도하며 사회적 낙인찍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기존 언론이나 유튜브 방송인들이 방송에서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등 훨씬 더 수위 높은 막말을 내뱉을 때는 침묵하거나 가벼운 사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용인하던 정치권이,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의 순간적인 잘못에는 이토록 잔인한 칼날을 들이대는 모습은 전형적인 ‘아전인수’이자 ‘내로남불’의 극치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청소년이나 학생 선수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이들의 미래를 단칼에 잘라버리는 파멸적 징계보다는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철저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정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무게를 둡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실수와 오해를 할 수 있으며, 사회는 그 실수를 바로잡아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말실수 하나를 빌미로 아이들의 피땀 어린 미래를 통째로 인질 삼아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한국 정치권의 선동적 작태와 표포리즘적 대중 여론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아이들마저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규정하고 사냥하는 추악한 기득권 정치판의 성찰이 없는 한, 한국 스포츠와 교육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 정말 필요한 것은 어린 선수들을 매장하는 가혹한 처벌이 아니라, 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줄 어른들의 성숙함과 진정한 교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