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으로 이스라엘 허찌른 하마스 신와르, 종전 열쇠도 쥐었다”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NYT “제거 노력에도 여전히 생존…그 자체로 이스라엘 실패 상징”
“가자전쟁 장기화로 이스라엘 국제 이미지 훼손·美와 분열 원할 듯”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8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가 종전의 열쇠를 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기습공격을 지시해 이번 전쟁의 서막을 올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끝내는 것 역시 사실상 그의 결정에 달렸다는 게 관련국들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NYT는 개전 초부터 이스라엘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지목된 신와르가 여태껏 생존해 있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실패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짚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을 돌려받기 위해 제거 대상인 그와 협상을 해야 하는 게 작금의 이스라엘 정부의 처지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신와르가 유능한 군사지도자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측과의 협상에서도 기민한 협상가의 면모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휴전을 위한 협상에 나선 하마스 대표단이 합의나 양보에 앞서 일일이 신와르의 허락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이스라엘 형무소에서 신와르와 함께 옥고를 치르며 그와 친분을 쌓았다는 하마스 소속 정치분석가 살라흐 알딘 알아와우데는 “신와르와의 상의 없이 내려지는 결정은 없다”면서 “그는 일종의 관리인이나 국장급이 아니다. 그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관건은 현 시점에서 신와르가 진정으로 휴전을 할 용의가 있느냐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신와르가 전쟁을 가능한 길게 끌고 가 이스라엘의 국제적 평판을 망가뜨리고 핵심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NYT는 “하마스의 계략이 그런 것이었다면 성과를 거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140만명의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하마스 잔존세력과 뒤섞여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외곽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라파를 상대로 대규모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이스라엘에 유례 없이 강한 비판을 가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공급을 일부 유보했다. 

반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측의 피해도 결코 적지 않다.

가자지구는 거의 전역이 폐허로 변했다. 하마스의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12일 기준으로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의 수가 3만5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들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마스의 계산법에 따르면 하마스 지하터널로 몸을 피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죽음은 이스라엘과의 현상황을 뒤집는데 필요한 비용에 불과하다”고 NYT는 꼬집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을 설계해 전쟁을 촉발한 신와르의 진의를 수개월에 걸쳐 분석한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가 신와르가 내리는 결정의 주된 동기라고 지적한다. 팔레스타인 민족의 안녕이나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1962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신와르는 이스라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다른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죗값으로 20년 넘게 복역하다가 2011년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병사와 맞교환돼 석방됐다. 그리고, 석방 6년 뒤 가자지구내 하마스 지도자로 선출됐다.

신와르는 현재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하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그가 인질들 주변에 머물며 이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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