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을 빌려간 학생들이 60~70대 노년에도 빚을 갚고 있는 사태가 미국에서 심화하고 있다. 복리 이자와 장기 상환으로 원금보다 수 배 많은 돈을 내도 빚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 구조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2세 이상 연방 학자금 대출 보유자가 최근 300만 명을 돌파했다. 불과 8년 전인 2018년 180만 명에서 67% 증가한 규모다.
고령층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은퇴 후 고정된 수입으로 살아가면서 의료비 부담이 커지자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이다. 연체가 지속되면 사회보장연금이나 세금 환급금, 심지어 임금까지 압류 대상이 된다.
뉴저지에 사는 60대 부부 크리스·캐롤린 맥컬리프는 대학원 학비로 11만 4,000달러를 대출받았다. 그러나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이자가 계속 쌓여 현재 대출 잔액은 5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보험회사 엔지니어인 크리스는 “대학 진학을 후회한다”며 “7월부터 월 상환액이 3,000달러로 뛰는데 이는 팬데믹 직전보다 3배에 가깝다”고 절망했다.
자녀 교육비를 대신 부담한 부모 세대의 고통도 심하다. 71세 로버트 리는 29년 전 두 자녀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6만 6,000달러를 빌렸다. 지금까지 9만 1,000달러를 갚았음에도 5만 1,000달러가 남아 있다.
그는 “자식들은 성공했지만 나는 여전히 빚에 묶여 있다”며 예상 밖의 의료비 발생을 두려워하고 있다. 72세 사회복지사 샤론 더키도 은퇴 후 여행 계획을 포기했다. 10만 1,300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연금 외에 파트타임 일자리까지 병행 중이다.
미국 은퇴자의 재정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 사회보장국에 따르면 은퇴자의 평균 월 연금은 약 2,060달러인데 학자금 대출 평균 상환액 400달러가 이 중 19%를 차지한다. 은퇴에 필요한 자산으로 평균 125만 6,000달러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평균 저축액은 29만 3,300달러에 불과해 거대한 격차가 벌어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 제도는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7월부터 시행되는 개편안은 일부 차주의 월 납입액을 증액하고 부채 탕감까지 받으려면 더 오래 빚을 져야 한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소득 기반 상환 프로그램(SAVE)도 올해 7월 종료되면서 700만 명 이상이 더 높은 상환액으로 전환해야 한다.
WSJ는 학자금 대출이 더 이상 청년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은퇴 이후의 삶까지 송두리째 바꾸는 구조적 결함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자와 장기 상환이 결합하면서 원금을 수 배 초과해 갚고도 채무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