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큰 대학 학자금 대출, 신중히 결정해야

치솟는 대학 학비로 학자금 대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은 인생 목표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로이터]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부담스러운 학비 때문에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12학년생이 해마다 많다. 올해의 경우 ‘연방 학자금 보조 무료 신청서’(FAFSA) 지연으로 입학 결정 시기를 5월 15일~6월 1일로 연기한 대학이 많다. 그래서 어느 대학에 진학해야 할지에 대한 12학년 학생들의 고민 시간도 그만큼 늘었다. 진학할 대학을 결정할 때 학비를 무시할 수 없다. 높은 학비 부담 때문에 합격한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높은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미래 인생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갈수록 높아지는 학자금 부담을 해결하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워싱턴포스트가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의 학자금 대출이 고민인 부모에게 조언을 전했다.

■부모도 결정할 권리 있다

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연간 3만 달러가 넘는 학자금 대출 신청을 고려 중인 한 부모가 있었다.

대학 측이 제공한 지원금과 장학금을 제외하고도 연간 3만 달러의 학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학비 부담에 매우 높은 대학이었다. 딸은 여러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그중 한 곳은 학자금 대출을 신청할 필요 없이 다닐 수 있는 학교였다.

그런데 이 부모는 마치 자신들에게 결정할 권리가 전혀 없고 딸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딸이 필요한 학자금을 스스로 대출받을 능력이 전혀 없었지만, 이 부모는 딸의 결정을 말릴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부모에게도 부담이 될 만한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부모가 자녀의 결정을 반대할 권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른 부모는 3명의 자녀 모두에게 진학을 원하는 대학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지만 학자금 대출은 절대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3명 모두 원하는 대학이 있었지만, 부모의 결정을 따르는 과정에서 실망감과 좌절감을 적지 않게 느껴야 했다.

3명의 자녀 모두 빚 없이 대학 졸업장을 받았고 20대의 삶을 비교적 순탄하게 살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의 ‘혹독한 사랑’에 대한 감사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자녀와 대출 영향에 관해 대화

대학 진학에 필요한 비용에 대해 자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녀가 학자금 대출에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해 현실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학비를 다 내는 학생은 많지 않지만, 대학 졸업생 4명 중 1명은 학위 취득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루미나 재단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높은 학자금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면서도 대학 졸업장 취득을 위해 실제로 들어가는 학비 액수를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과 부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자금 대출이 필요하다면 정확한 학비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자녀가 대출의 의미와 결과를 정확히 이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 그들에게 대출이란 당장 갚아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눈앞에 보이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학자금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고 특히 대학을 중퇴한 경우에는 학자금 대출이 평생 큰 짐이 될 수 있다.

소득을 기반으로 월 상환액이 조정되지만 그래도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가장 큰 부담은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느라 다른 인생 계획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갤럽과 루미나 재단의 조사에서 현재 및 과거 학자금 대출자 중 71%는 대출 상환 부담 때문에 여러 인생 계획을 연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연기한 인생 계획에는 주택 구입, 차량 구매, 결혼, 자녀 출산, 기탁 학위 취득 등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조사를 통해 적은 학자금도 인생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학자금 대출 신청이 불가피하다면 자녀와 예상되는 학자금 대출 규모와 이자율, 월 페이먼트 금액 등에 대해 반드시 상의하고 학자금 대출에 대한 결과를 알려주도록 한다.

■학비 낮은 대학 고려

원하는 대학 진학에 필요한 학비 마련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학비가 거의 없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한 뒤 나중에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하는 방법도 많이 고려된다. 이른바 명문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좋은 직업이나 직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생 성공은 학교가 아니라 학생 자신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알려주면 좋다. 또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은 대학교 진학에 너무 많은 학자금을 대출받으면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학자금 부담이 불어날 수 있다.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학생도 많다. 교육시장 조사기관 유사이언스의 조사에서 2023년 졸업생 중 약 25%가 2년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4년제 대학 진학을 선택하지 않은 고등학교 졸업생이 가장 많이 택한 교육 과정이다. 2년제 대학은 흔히 커뮤니티 칼리지로 불리는 대학을 말하며 졸업하면 준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교육전문가들은 2년제 대학은 낮은 비용으로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옵션으로 추천한다. 특히 나이가 있는 학생에게는 짧은 기간 준학사 학위와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매력적인 교육 옵션이다.

2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소득도 고졸 학력 학생에 비해 훨씬 높다. 조지타운대학교 교육 및 노동력 연구 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고졸 학력자의 평생 중위 소득이 160만 달러인 데 반해 2년제 대학 졸업자의 중위 소득은 200만 달러를 넘는다. 연방노동통계국의 조사에서도 준학사 학위 소지자의 연 소득이 6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대출 ‘좋은 빚’ 생각 버려야

학자금 대출은 ‘좋은 빚’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대학 졸업자의 소득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은 미래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일종의 투자라는 판단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자금 대출이 높은 연봉을 상쇄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 명문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하게 되면 적은 연봉에 시달리며 높은 학자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미주 한국일보-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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