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진짜 쓸모가 있을까?

명상. 게티이미지뱅크

선진국을 중심으로 명상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명상이 무엇인지는 아직 채 정리되지 않는 모양새다. 새롭게 대두하는 가치다 보니, 다양한 편차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명상을 템플스테이 같은 여행처럼 생각한다. 명상센터와 같은 곳에서 며칠간 머물며, 명상을 배우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정도랄까? 그런데 이런 방법이 과연 치열한 현실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까? 현실도피라면, 마약과 무엇이 다를까?

또 명상에는 부작용이 없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일까? 단기간에 내면을 바꿀 수 있다면,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거나 변화시킨다는 의미인데, 과연 여기에는 순기능만 존재할까?

동아시아 선불교는 현실에서 통하는 가치만이 진정한 명상이라고 본다. 즉 일상을 환기해서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이게 무너지지 않는 명상이라는 것이다. 헬스장에서 만들어진 멋진 근육이 아니라, 노동과 관련된 실전 근육 같은 느낌이랄까!

선불교에서는 인식의 전환과 감정의 승화를 말한다. 인간이 지동설을 이해하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관점의 전환이다. 이는 숫자 0의 이해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전환된 관점은 다시는 모르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한쪽으로만 열려 있는 불가역성이 존재한다는 말씀. 이를 ‘단박의 인식 환기’, ‘돈오(頓悟)’라 한다.

돈오는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영어 단어는 반복해서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더라도 언젠가는 혼란스러워지고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지동설이나 0의 이해는 한 번 완성되면 다시는 불명료해지거나 잊히지 않는다.

조선 후기에 실학과 허학의 논쟁이 있었다. 그럴듯하게 큰소리치던 성리학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만나자, 쓸모없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서 자기비판에 의해 탄생한 것이 실학이다.

오늘날의 명상도 성리학과 같지 않을까? ‘장자’에는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는 말이 있다. 현대의 명상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럴듯한 허상이 명상에 스며, 실체를 왜곡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점에서, 현실을 환기하고 일상에서 작동하는 실질적 명상을 강조한 선불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조는 말한다. ‘일상의 마음이 환기되면 그대로가 진리’라고. 또 임제는 말한다. ‘언제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모든 것은 행복한 실상이 된다’고. 이 얼마나 멋진 삶의 철학인가!

자현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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