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D 번호판 판독기 대거 오작동 ‘파장’

Ai generated. 기사내용과 무관

160여건 도난차량 오인
무고한 시민들 무장검문

자동 감시 시스템 허점
개인정보·인권침해 논란

 

LA 경찰국(LAPD)이 도난 차량을 찾기 위해 운용해 온 자동 번호판 판독기(Automatic License Plate Reader) 시스템의 오류로 최소 161명의 무고한 운전자들이 무장 경찰의 고위험 검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LAPD 감사관실이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번호판 판독 시스템이 정상 차량을 도난 차량으로 잘못 인식하면서 최소 161건의 ‘고위험 차량 검문(high-risk stop)’이 이뤄졌다. 경찰은 차량이 도난 신고된 것으로 판단해 지원 경찰과 헬기까지 출동시키고, 운전자와 탑승자들에게 총을 겨눈 채 차량에서 내리도록 명령했지만 확인 결과 모두 도난 차량이 아니었다.

감사 결과 오류의 원인은 번호판 판독기가 아니라 회수된 도난 차량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지 않은 오래된 기록이었다. 다른 지역 경찰기관의 데이터가 갱신되지 않은 채 공유 시스템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를 LAPD의 자동 시스템이 도난 차량으로 계속 인식한 것이다.

보고서는 경찰관들이 차량을 정차시키기 전 자동 경보를 반드시 추가 확인하도록 한 LAPD 내부 규정을 여러 차례 준수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감사관실은 “이 같은 오류는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찰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며 상당한 법적·재정적 책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APD는 지난해 8~9월 두 달 동안 플록 세이프티, 모토로라, 액손이 공급한 약 2,000대의 번호판 판독 카메라를 통해 2억1,050만 건 이상의 번호판 정보를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5,911개의 번호판이 도난 차량 목록(핫리스트)에 등록됐지만, 실제 경찰 조치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일부였으며 4,575건은 아무런 단속도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이 시스템을 통해 도난 차량 337대를 회수하고 74명을 체포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감사보고서는 기술적 성과와 별개로 잘못된 데이터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았으며, 특히 흑인과 라티노 주민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크라멘토 카운티 대배심 조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사법기관들이 번호판 데이터를 1,000개가 넘는 타주 기관과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주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판 정보 보관 기간도 기관에 따라 60일에서 최대 5년까지 유지돼 개인정보 보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LAPD는 플록 세이프티와의 계약을 종료했으며, 새로운 번호판 판독기 설치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경찰은 자동 번호판 판독 시스템 운영 전반에 대한 정책 재검토와 함께 데이터 관리 및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 번호판 판독 기술이 도난 차량 회수와 범죄 수사에 효과적인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부정확한 데이터가 그대로 활용될 경우 무고한 시민들이 중무장한 경찰의 검문 대상이 되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감사 결과는 첨단 감시기술의 활용 확대에 앞서 데이터 정확성과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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