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親)이란 성향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이라크 민병대와 공조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이란의 역내 세력들이 연합 체계를 형성해 운용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역내 당국자 2명을 인용해 27~28일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동부주 석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후티가 이라크 민병대와 함께 이라크 땅에서 수행한 합동 공격이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사우디와 걸프 주변 국가들의 정보 평가 결과 이 같은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는 자국 석유시설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후티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고, 이라크 정부는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로이터는 역내 당국자들이 후티와 이라크 민병대의 합동 공격이 IRGC의 감독 하에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IRGC와 후티, 이라크 민병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29일 사우디와의 합동 공습이 “직전 72시간 동안 IRGC가 지휘해 미군과 사우디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30여 건의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과 사우디가 이라크 내 민병대 거점들을 합동으로 공습한 뒤 이란 매체들이 IRGC대원과 이라크 전투원과 함께 후티 대원 최소 1명을 애도 대상에 올렸다고 짚었다. 세 세력이 같은 장소에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무슬리미 연구원은 로이터에 “저항의 축 구성원들 사이에 이란을 매개로 하지 않는 직접적인 훈련과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와 레바논 헤즈볼라의 약화 이후 저항의 축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사우디와 맞닿은 800㎞가 넘는 국경은 감시가 어려워 걸프 국가들을 겨냥한 공격의 발진 기지가 되기 쉽다. 이라크는 3월 리야드 주재 미국대사관과 5월 아랍에미리트(UAE) 내 바라카 원전을 공격한 드론 등이 발사된 거점으로도 지목됐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 기업들이 건설한 UAE의 원자력발전소다.
이라크 정부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공습으로 31일로 예정됐던 사우디 방문을 취소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 영토가 친이란 세력의 발진 기지로 쓰인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9월 말까지 모든 무기를 국가 통제 아래 두겠다고 밝혀 왔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