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리 그로브·페어팩스 일대, 노숙·주택 침입 범죄 급증… ‘공유 도시’ 정책 후폭풍”

스키드로우는 줄고, 노숙은 퍼졌다… 진보 LA의 전시 행정이 남긴 그림자

[핵심 요약]

  • 치안 불안 확산: 베버리 그로브·페어팩스 등 LA 서부 부촌 일대에 주택 침입 및 강도 사건 급증

  • 교통망의 역설: 지하철 D라인 연장 및 e-bike 확산이 접근성을 높였으나 범죄·노숙 인구 이동의 통로 역할

  • 행정의 그늘: 다운타운 스키드로우 텐트촌 정비에 집중한 결과, 노숙 인구가 도시 전역 주거지로 분산되는 ‘착시 효과’ 발생

로스앤젤레스(LA) 서쪽 베버리 그로브와 페어팩스 일대 주민들이 최근 반복되는 주택 침입과 강도 사건으로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FOX11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부 주택은 동일 범죄의 표적이 되어 여러 차례 털렸고 피해액만 수만 달러에 달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사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LA 전역의 재산범죄 증가, 홈리스 문제, 경찰 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 체감은 조금 다르다. 베버리 그로브·페어팩스 주민 다수는 치안 불안의 핵심 원인으로 지하철 D라인(퍼플라인) 서쪽 연장e-bike 확산, 그리고 “We share the LA”라는 정치적 슬로건 아래 진행된 도시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지하철·e-bike가 만든 ‘공유 도시’의 역설

LA 메트로는 “DTLA에서 산타모니카 비치까지”, “Subway to the Sea” 같은 구호로 다운타운에서 서쪽 비치까지 이어지는 철도·경전철 노선을 적극 홍보해 왔다. D라인 서부 연장은 윌셔·페어팩스, 윌셔·라시에네가 역을 통해 다운타운, 코리아타운, 미드 윌셔, 웨스트 LA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고 “차가 없어도 도시를 누릴 수 있는 시대”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 “연결”은 치안 측면에선 전혀 다른 부작용을 낳았다.

  • 부촌 접근성 상승: 예전에는 차량과 주차 문제로 접근이 어렵던 부촌·중산층 주거지가 지하철 몇 정거장, e-bike 몇 분이면 닿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 익명성 심화: 메트로·버스·공유 자전거를 타고 유입되는 유동 인구가 늘면서 주민·관광객·노숙인·범죄자가 섞여 ‘원주민’을 구분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

  • 추적 난항: 역 주변과 연결 도로는 유동 인구가 많아 CCTV가 있어도 특정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하기가 까다로워졌다.

한 주민은 “원래라면 차를 몰고 일부러 와야 하는 동네였는데, 이제는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도달하는 동네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는 부유한 주택가와 조용한 골목까지 도시 전체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편입된 현실을 보여준다.


스키드로우는 줄고, 노숙은 전역으로 확산

또 다른 구조적 변화는 노숙 인구의 분포 방식이다. 2022년 조사 기준 LA 카운티 전체 노숙자 수는 약 6만 9천 명, 스키드로우 지역은 약 4,4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예전에는 “LA 홈리스 = 다운타운 스키드로우”라는 공식이 성립했지만, 최근 현장의 시선은 다르다.

“예전엔 스키드로우에 집중됐던 홈리스가 이제는 시 전역, 교차로, 고속도로 옆, 상업지와 주거지 곳곳으로 퍼졌다.”

LA시와 비영리 단체들은 텐트 단속, 환경 정비, 임시 쉼터 지원 등을 통해 스키드로우 일대 대규모 ‘텐트촌’ 이미지를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눈에 띄는 대형 텐트는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1. 변종 노숙 증가: 텐트 대신 카트와 담요만으로 신호등 옆, 언더패스, 길가에서 체류하는 인구 증가

  2. 외곽 확산: 프리웨이 인근, 한인타운, 웨스트 LA, 베버리 그로브 일대까지 눈에 덜 띄는 방식으로 노숙 인구 분산

결국 행정 당국이 집중 구역의 참상은 완화했으나, 실제 인구는 대중교통망을 따라 도시 전역으로 이동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치권의 전시 행정… 피해는 주민 몫

LA 시의회와 시장, 시민단체들은 지난 몇 년간 인권과 공공성을 내세워 홈리스 정책을 추진했고, 친환경 대중교통 확장을 통해 “차 없는 도시”, “기회를 연결하는 도시”를 표방해 왔다.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서글프다.

  • 스키드로우의 극단적 이미지와 텐트촌은 완화되었지만, 노숙과 범죄 불안은 다운타운 밖 서부 주거지 및 비치 지역으로 전파됐다.

  • 베버리 그로브·페어팩스 주민들은 높은 집값과 세금을 감당하면서도 인프라 개방에 따른 치안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게 됐다.

한 주민은 “시 당국은 스키드로우를 줄였고, 그 인원은 메트로를 타고 전역으로 퍼졌다. 텐트는 줄었지만 길거리 노숙은 늘어난 단기 전시 행정의 결과물”이라고 단언했다.

도시를 연결하고 공유하는 이상적인 목표 뒤에서 실제 주민들이 치르고 있는 안전과 삶의 질 비용에 대한 진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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