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메타…AI 투자 늘렸지만 현금은 마르고 주가는 10% 급락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메타) 최고 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 중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MS는 웃고 메타는 울고…엇갈린 빅테크 AI 성적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 지붕 두 얼굴’이 뚜렷하게 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사업으로 AI 투자의 결실을 입증하며 시간외거래에서 7%대 급등한 반면, ‘AI 지각생’ 메타는 늘어난 투자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속을 태우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메타는 2분기 매출 60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1% 웃돌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주목한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예상보다 12%, 14% 낮은 187억 8000만 달러와 6.18달러에 그쳤다. 매출은 선방했지만 수익성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다. 실적 발표 직후 메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락하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리얼리티 랩스 적자 확대…AI 승부수의 그늘

메타의 속을 더 타들어가게 만드는 건 AI 스마트글라스 등을 개발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이다. 이 부문의 2분기 영업손실은 45억 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오히려 커졌다. SNS 광고 수익이라는 안정적 캐시카우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AI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투자는 멈출 수 없다는 점이다. 메타는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글라스,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2분기 잉여 현금 흐름이 90% 넘게 급감했다. 이는 4년 만에 최저치다. 돈은 계속 나가는데 벌어들이는 현금은 씨가 마르고 있는 셈이다.

“투자는 유지” 발표에도 시장은 냉담

더 뼈아픈 대목은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1300억~1450억 달러 범위에서 하단만 소폭 올리고 상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도 성과가 저조했던 메타이기에, 투자 유지 방침조차 시장에서는 혹평을 받았다.

같은 날 MS가 애저 매출 첫 1000억 달러 돌파(전년 대비 43% 성장), 코파일럿 유료 사용자 3개월 만에 2000만→3000만 명 증가라는 구체적 성과를 앞세워 자본 지출을 69% 늘리겠다고 밝히며 환영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MS의 잉여 현금 흐름도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지만, 시장은 이를 “AI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투자 확대를 반겼다.

앞서 무너진 알파벳까지…AI 빅테크 ‘옥석 가리기’ 본격화

메타의 부진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사례와도 겹친다. 알파벳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잉여 현금 흐름이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호실적을 덮지 못했다.

결국 시장의 평가 기준은 명확해지고 있다. AI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붓느냐가 아니라, 그 투자가 실제 수익과 현금 흐름으로 돌아오느냐다. 클라우드라는 확실한 수익화 통로를 확보한 MS는 웃었고, 뚜렷한 AI 수익모델 없이 지갑만 얇아진 메타와 알파벳은 시장의 매서운 질책을 받았다. AI 군비경쟁의 다음 승부처는 ‘누가 더 크게 베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현금을 회수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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