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자주 마셔도 입 마른다면 주의하라는데…국밥 즐겨먹는 식습관 때문?

클립아트코리아

물을 자주 마셔도 입안 건조감이 가시지 않는다면 수분 섭취가 아니라 침 분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침샘을 움직이는 가장 직접적인 자극은 씹는 동작이다. 무엇을, 어떻게 씹느냐가 하루 침 분비량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나왔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생리학과 행동(Physiology & Behavior)’ 최신호에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씹는 힘이 거의 들지 않는 실험용 왁스 필름 파라필름과 빵·셀러리를 각각 씹게 해 침 분비량을 비교한 결과 빵과 셀러리를 씹었을 때 침이 더 많이 나왔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은 ‘구강생물학 아카이브(Archives of Oral Biology)’에 여성 20명의 좌우 귀밑샘에서 침을 따로 받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왼쪽으로 씹는 사람은 왼쪽, 오른쪽으로 씹는 사람은 오른쪽 귀밑샘 분비량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많았다. 귀밑샘은 세 쌍의 큰 침샘 중 가장 크다.

같은 학술지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성인 39명의 식사 장면을 촬영해 분석한 결과, 빨리 먹는 집단이 천천히 먹는 집단보다 한 입당 씹는 횟수가 평균 42% 적었고 음식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도 60% 짧았다.

침의 역할은 단순한 습윤에 그치지 않는다. 음식을 삼키기 쉬운 덩어리로 만들고, 구강 내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며,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실어 나른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1~1.5L의 침을 분비하며, 이보다 적게 나올 때 입이 마른다고 느낀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 논문 기준 자극이 없는 상태의 정상 분비량은 분당 0.3~0.4mL이며, 분당 0.1mL 아래로 떨어지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한다. 침샘은 여유 기능이 큰 기관이라 분비량이 정상의 절반 수준으로 줄기 전까지는 불편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조감을 자각한 시점에는 이미 분비가 상당히 감소한 상태일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2015년 구강건조증 진료 인원은 7525명이었고, 이 가운데 50~70대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학계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며, 침 분비를 떨어뜨리는 약물은 400여 종에 이른다. 질병관리청은 약물 복용과 방사선 치료, 쇼그렌증후군, 스트레스, 노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질환이나 약물 요인이 없다면 식탁을 되짚어볼 차례다. 죽이나 국밥처럼 씹을 일이 거의 없는 음식을 자주 택하면 침샘에 가해지는 자극 자체가 줄어든다. 씹는 자극이 약해지면 침에 담긴 소화효소 분비도 함께 줄어 장기적으로 소화불량과 연결될 여지가 있다.

편측 저작이 굳어지면 덜 쓰는 쪽 구강은 그만큼 마른 상태에 놓인다. 식사 속도 역시 변수다. 씹는 횟수가 많고 음식이 입안에 오래 머물수록 삼키는 순간 음식에 섞이는 침의 양이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된 만큼, 급하게 먹는 습관은 침과 음식이 섞일 기회를 줄인다.

양쪽 어금니로 나눠 천천히 씹고, 씹는 자극이 남아 있는 음식을 식단에 유지하는 것이 침샘 기능을 지키는 기본 조건이다.

[서울경제]

작성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