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장가가 다시 한번 크리스토퍼 놀란 열풍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7월 17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휩쓸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개봉 첫 주말에만 약 2억 6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했고, 개봉 2주 만에 전 세계 수익은 6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놀란 감독의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약 3천 년 전 쓰인 인류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를 현대 영화 기술과 크리스토퍼 놀란만의 철학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가주 한인 관객들에게는 조금 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LA 한인타운의 Regency Koreatown(구 CGV LA)과 오렌지카운티 CGV by Regency Buena Park 8 @ 4DX(구 CGV Buena Park)에서는 현재 영어 버전으로 상영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어 자막 상영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개봉이 8월 5일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남가주에서도 그 이후 한국어 자막 상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영어가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는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감독의 이름 때문입니다. 이제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습니다.
그는 ‘메멘토’를 통해 시간을 거꾸로 풀어냈고, ‘다크 나이트’에서는 슈퍼히어로 영화를 철학적인 범죄 영화로 끌어올렸으며, ‘인셉션’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와 가족애를, ‘덩케르크’에서는 시간의 구조를,’오펜하이머’에서는 천재 과학자의 양심과 책임을 이야기하며 언제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보다 인간의 선택과 시간, 기억,운명이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이번 ‘오디세이’ 역시 놀란 감독다운 해석이 담겨 있습니다.
원작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긴 여정을 통해 삶과 인내, 가족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이번 작품은 IMAX 필름 카메라를 중심으로 제작되어 광활한 바다와 거대한 폭풍, 신화 속 괴물들과 인간의 모험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담아냈습니다.
많은 영화 팬들이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출연진 역시 화려합니다. 오디세우스 역에는 맷 데이먼이 캐스팅되었고,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톰 홀랜드가 맡았습니다.
아내 페넬로페는 앤 해서웨이가 연기하며,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루피타 뇽오, 샤를리즈 테론 등 현재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작품의 무게감을 더합니다.
놀란 감독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어우러져 신화 속 세계를 더욱 현실감 있게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한 가지만 알고 간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디세이’ 어떤 이야기인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트로이’와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트로이 목마 작전을 성공시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는 이제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의 귀향은 단순한 항해가 아니었습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면서 무려 10년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 긴 여정 속에서 그는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싸우고, 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의 노래를 견디며, 마녀 키르케의 마법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여신 칼립소의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수많은 유혹과 시련 끝에 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세이’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를 비유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유혹을 만나고, 실패를 경험하고, 길을 잃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와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인간의 내면과 시간, 운명을 탐구해 온 감독이었습니다. ‘오디세이’는 그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의 여정을 담고 있는 고전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단순히 오래된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작품이 아니라, 인류 최고의 고전을 오늘날 최고의 영화감독이 다시 해석한 새로운 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자막 상영을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 동안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간략하게라도 읽어보거나 줄거리를 미리 알고 극장을 찾는다면, 영화 속에 숨겨진 상징과 인물들의 선택, 그리고 놀란 감독이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들이 훨씬 깊이 다가올 것입니다.
좋은 영화는 보고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보고 난 뒤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오디세이’는 그 즐거움을 두 번 선물하는 영화입니다. 한 번은 스크린에서, 또 한 번은 인류 최고의 고전을 통해서 말입니다.
저자들
-
CED [California Event and Design]
이준학 / Junhak Lee, Content Producer | Creative Director
junlee0107@gmail.com | 909-714-2389
https://www.youtube.com/channel/UCV6aoJPzAr73FzNcZBnvp7Q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