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결’ 치열한 LA 시장 선거… 홈리스 실질 해결책은 ‘텅 비었다

지난 17일 LA 한인타운 4가와 뉴햄프셔 애비뉴에서 실시된 인사이드 세이프 오퍼레이션 현장에서 캐런 배스 LA 시장이 한 노숙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LA 시장실]

LA 홈리스 문제, ‘말대결’ 정치로는 안 풀린다

2023년 10월, 로스앤젤레스 시장 캐런 배스는 스스로를 지역 노숙인 서비스를 담당하는 LA 홈리스 서비스 기관(LAHSA) 이사회에 임명했습니다. 역대 어느 시장도 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결정으로, 홈리스 정책의 중심에서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정치적 메시지였습니다.

배스 시장은 취임 후 2년 동안 노상 홈리스 인구가 17.5% 감소했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감소세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LAHSA가 최근 발표한 2026년 홈리스 카운트에 따르면, 고정된 야간 거주지가 없는 전체 홈리스 인구는 지난해 3.4% 다시 증가했고, 텐트·차량·노상에 사는 거리 홈리스는 7.9% 급증했습니다.

현재 LA 시내 홈리스는 4만 5천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약 36%만이 쉼터에 머물고 있습니다. 홈리스 문제가 유권자들의 최우선 현안인 만큼, 수치증가는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현직 시장에게 정치적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배스의 해명과 라만의 반박

배스 시장은 홈리스 증가의 원인으로 연방과 주정부의 예산 삭감을 지목합니다. 올해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는 LAHSA의 재정 관리 문제 등을 이유로 연방 지원 자격을 일시 중단했고, 카운티도 매출세 감소와 코로나19 관련 지원 종료로 예산 약 2억 달러를 삭감했습니다.

배스 시장은 “연방과 주 정부 차원의 지원 삭감 탓에 노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시장 선거에 출마한 니티아 라만 LA 시의원은 “홈리스 카운트는 예산 삭감이 일어나기 전에 실시됐다”며 타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지적합니다.

라만 의원의 선거구(CD4)는 이번 카운트에서 거리 홈리스가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만 의원은 의회 사무실 내 홈리스 전담팀 설치 등 ‘현장 밀착형’ 대응 덕분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배스 시장 측은 이 감소가 라만 의원의 정책이 아닌 시장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덕분이라고 맞받아칩니다. 인사이드 세이프는 대형 천막촌을 해체하고 주민들을 모텔 등 임시 거처로 이동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인사이드 세이프: 성과인가, 실패인가

인사이드 세이프는 배스 시장의 핵심 기획으로, 취임 이후 6천 명 이상이 임시 주거로 옮겨갔습니다.

그러나 평가에 대해서는 양측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 배스 측 입장: 프로그램 덕분에 거리 홈리스가 감소했고, 일부 지역은 수치상 큰 개선을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 라만 및 비판적 전문가 입장: 인사이드 세이프가 비효율적이며 ‘임시 수용’에 머물러 영구 주거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LAHSA 분석에 따르면 철거된 캠프의 81%가 다시 형성되었고, 실내로 들어간 사람 중 41%가 다시 거리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본적 해결책 없는 공약 공방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3분의 2가 홈리스를 실내로 옮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배스 시장과 라만 의원 모두 홈리스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도구와 권한을 온전히 갖고 있지 못합니다.

  1. 재원과 권한의 한계: 홈리스 예산과 권한은 연방, 주, 카운티, LAHSA 등에 분산되어 있어 시장 한 명의 의지만으로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2. 높은 주거 비용: LA의 비싼 주거 비용과 집값 상승은 시정부 차원의 프로그램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입니다.

  3. 복지 시스템의 과부하: 정신건강, 중독 치료, 취업 지원 등 관련 복지 시스템 전체가 이미 과부하 상태입니다.

  4. 수치 중심의 선거 캠페인: 집계 방식이나 지역 편차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숫자 경쟁은 복잡한 맥락을 생략하게 만듭니다.

전문가들은 “2028 올림픽 전까지 거리 홈리스를 50% 줄이겠다”거나 “임기 내 완전 해소하겠다”는 공약은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실질적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

홈리스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선거철을 맞아 치열한 말대결과 숫자 싸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LA 시장과 시의회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연방·주·카운티 차원의 재정 및 주거 정책 지원, 복지 시스템 개편, 지역사회의 협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유권자들 역시 단순한 슬로건과 숫자 공약보다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장기적이고 책임감 있는 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접근법인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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