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앉아 연 매출 1000만 달러 올리는 남자…고객 1만 명을 관리하는 방법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인공지능(AI)이 코딩과 영업, 고객 응대까지 떠맡으면서 직원 없이 수백만 달러를 버는 1인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창업 문턱은 낮아졌지만 베끼기 경쟁과 AI 이용료라는 부담도 함께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분석을 인용해 이 회사 플랫폼에서 연매출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를 넘긴 1인 사업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배로 늘어난 규모다. 매출 1000만 달러를 넘어선 1인 사업자는 같은 기간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대열에 올라선 벤 브로카(40)는 지난해 12월 창업가용 AI 도구를 파는 회사를 세웠다. 유료 고객은 이미 1만 명을 넘겼고 올해 매출은 1000만 달러(약 14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근무지는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에 있는 자기 집 거실이고 직원은 없다. 이메일 회신과 코드 작성, 오류 수정을 AI가 처리하고 고객 문의와 신규 구독자 등록, 환불도 AI 몫이다. 투자자로부터 3000만 달러를 유치했지만 엔지니어를 뽑지 않아 인건비 수백만 달러를 아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통계에도 흐름이 잡힌다. 테일러 볼리 뱅크오브아메리카연구소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정보 부문 신규 사업 신청은 45% 가까이 늘어 전체 산업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반면 직원을 뽑겠다고 답한 비율은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크게 떨어졌다. 창업은 늘지만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 쉽게 시작한 만큼 쉽게 복제된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급증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인 창업자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는 줄리언 와이서는 창업 문턱이 지금처럼 낮았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분을 받는 대신 초기 자금과 멘토링을 주는 이 프로그램은 최근 10자리 모집에 4500명이 몰렸다. 지난해 5월 출범 때보다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혼자 시작하기 쉬운 만큼 남이 따라 하기도 쉽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신용카드 혜택 관리 앱을 혼자 운영하는 트로이 존스턴(40)은 이제 모두가 검을 쥐게 됐다며 누구나 같은 무기를 손에 넣은 상황을 우려했다. 그의 사업은 직원 없이 매달 3000달러가량 이익을 낸다.

성공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사미르 아마드(39)는 2년 전 20년 가까이 다닌 버라이즌을 떠나 1인 코칭·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AI에 사업 계획과 마케팅을 맡겼지만 몇 달 만에 접었고 지금은 다시 회사에 다닌다.

반대로 클레어(41)는 2023년 말 직장에 다니면서 AI로 앱을 만들어 월 1달러에 내놨는데 이용자가 10만 명까지 늘어 올해 이익이 100만 달러대에 이를 전망이다. 그는 업계에서 쌓은 인맥과 신뢰가 결정적이었다며 사람들이 AI가 얼마나 쉬운지는 과대평가하고 자신이 그동안 해 온 일은 과소평가한다고 말했다.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렘브란트 코닝 하버드경영대학원 부교수는 기업마다 채용을 줄여도 기업 수가 네 배로 늘면 전체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가 참여한 연구에서는 스타트업 5만 곳 가운데 AI에 집중한 기업의 직원 수가 다른 곳보다 25% 적었다. WSJ도 1인 기업 확산이 새 일자리로 이어질지, 채용 없는 성장으로 굳어질지가 노동시장의 변수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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