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의 기대가 분통으로… LA ‘이상준쇼’가 남긴 씁쓸한 뒷맛

[스타뉴스]

타국에서 살며 고국 연예인의 공연 소식을 듣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고단한 이민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가슴 시원하게 웃어보고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 170달러 넘는 티켓값을 기꺼이 지불한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방송인 이상준의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이상준쇼’는 설렘으로 현장을 찾은 수많은 교포 관객들에게 씻을 수 없는 불쾌감과 실망감만을 안겨주었다.

스레드를 비롯한 한인 커뮤니티와 미주 지역 언론에 쏟아진 후기들은 단순한 ‘호불호’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 있었다.

이번 공연은 음향부터 콘텐츠, 진행 태도까지 교포 관객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준비성을 상실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공연의 기본 중 기본은 ‘소리의 전달’이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상당수 관객은 1시간 내내 무엇이라 말하는지조차 제대로 듣지 못해 서로의 얼굴만 쳐다봐야 했다.

특히 센터 자리를 제외한 양 측면 좌석의 음향 문제는 심각했다. $173라는 거금을 내고 들어간 관객에게 “원래 공연 홀이 사이드로 울린다”라는 식의 해명은 핑계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홀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상의 음향 상태를 세팅하는 것은 주최 측의 기본 의무다.

거기에 10분 늦게 시작된 공연, 시차 적응이 안 된 듯 헤롱거리는 무대 태도는 관객을 경시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앞선 3시 공연 당시 이미 음향 컴플레인이 터져 나왔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7시 공연을 동일하게 강행한 점은 관객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였다.

미주 지역 문화 공연의 특성상 엄마와 딸, 부부 등 가족 단위 관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19금 코미디라는 콘셉트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공연의 수위와 방향성은 거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모녀가 함께 온 관객에게 “딸에게 성교육을 시켜주겠다”거나 성경험 유무를 직설적으로 묻는 등 선을 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초반의 입담은 웃음을 유발했을지 몰라도, 뒤로 갈수록 가학적이고 저급한 음담패설로 점철되며 현장에 있던 관객들을 민망함과 혼란에 빠뜨렸다.

“집에 와서 내가 대체 뭘 들은 건지 현타가 왔다”는 관객의 한탄은 현장의 불편했던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한다.

논란이 커지자 이상준 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사과문 속 “LA 공연의 웃음소리는 저조차 너무 행복했다”, “제 텐션이 올라갔다”는 소회는 정작 소리를 듣지 못해 답답해하고 낯뜨거운 개그에 상처받은 관객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자화자찬성 변명으로 느껴진다.

정작 들리지도 않는 소리 때문에 답답해했던 관객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주 한인 사회는 고국의 문화를 그리워하고 반가워한다.

하지만 그것이 곧 대충 준비된 무대와 엉성한 시스템, 무례한 콘텐츠를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170가 넘는 티켓값은 결코 허투루 벌어지는 돈이 아니다.

한국에서 건너오는 해외 기획 공연들은 미주 동포 사회를 단순히 ‘한번 와서 돈 챙겨 가는 쉬운 시장’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주최 측 또한 음향 미숙 및 형평성 문제에 대해 명확하고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기분 좋게 나선 주말 길에서 상처만 안고 돌아오는 이런 씁쓸한 공연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LA 에서  Jake Im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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