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부동산 정상화 시민 토론회 개최
오세훈 “집값 못 잡고 전월세만 올릴 것”
“보유세·양도세 중과, ‘국가 폭력’ 가까워”
용산어린이정원 부지 주택 공급엔 반대
“서울에 겨우 취직했는데 전세가 없어 월세에 살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사회초년생 김민정씨)
서울시가 6일 개최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정부의 고가 주택 소유자와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 등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매물 감소와 전월세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월세 감소에 세입자, 외곽 떠밀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집값은 잡지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린다고 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보다는 혼란 우려가 더 크다”고 포문을 열었다.
참석자들도 전월세 물량 급감과 이에 따른 주거 불안을 호소했다. 강서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용혁씨는 “세제 개편으로 집주인들이 실거주하면서 전월세 살던 사람들이 들어갈 집이 없어져 결국 외곽에 싼 집이라도 사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월세 기근이 매매 수요를 부추기고 아파트 가격을 계속 밀어 올리는 왜곡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6월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 서울에서 생활한 김씨는 “부모와 은행 대출 도움을 받아 전세 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전세 매물이 없어 결국 월세로 거주하게 됐다”며 “그마저도 임대인이 실거주하게 된다면 집을 빼야 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업 징벌적 과세, 세입자 주거 불안 키워”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고령층 실거주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도 거셌다. 1주택을 장기 보유해 온 노인들이 인상된 보유세를 감당하지 못해 원치 않는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이유다. 김준용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장은 “평생 집 한 채 가지고 세 받아 연명하거나 노후를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보유세를 폭탄처럼 내라 하고 팔라고 강요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국가 폭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도 “실수요자와 고령자에 대한 배려 없이 가액과 실거주만으로 옥죄는 것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간 임대업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오히려 세입자 주거 불안을 키울 것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최왕규 세무사는 “기존 정부 정책을 믿고 임대주택을 등록한 사업자들의 세제 혜택을 사후에 박탈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임대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집을 팔 수도 없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개정안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이번 정부 대책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주택 시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는 규제의 강도를 높일 것이 아니라 민간 임대 공급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유효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아파트? 오 시장 “있을 수 없는 일”
다만 정부의 용산어린이정원 부지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오 시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300만㎡) 중 약 30만㎡에 해당한다. 지난달 정부가 어린이정원 일대 제한보호구역(13만7,000㎡)을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기후 변화로 폭염이 닥치는 상황에서 녹지를 최대한 유지·관리하는 건 서울시장으로서 반드시 책임지고 지킬 의무”라며 “아무리 급해도 종자 씨를 먹어 치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