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새 두 번째 사고…할리우드힐스서 또 물바다
지난 6일 오후 1시 20분경 할리우드힐스 원더랜드 애비뉴 초등학교 앞, 원더랜드 애비뉴와 로렐 패스 애비뉴 교차로 인근에서 대형 수도관이 파열돼 거센 물줄기가 도로를 따라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학교 캠퍼스와 인근 주택 내부까지 물이 침수되지는 않았지만, 도로변 주차 차량들은 누수가 차단될 때까지 이동에 차질을 빚었고, 인근 약 100가구의 용수 공급이 끊겼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수도전력국(LADWP) 대변인 크리스천 자라고자는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파열된 배관의 크기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도로를 굴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복구 완료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라고자 대변인은 이번 파열이 지난달 웨스트 할리우드 대형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선셋대로 아래를 지나는 배관은 저수지에서 웨스트사이드로 물을 공급하는 대형 간선관인 반면, 원더랜드 드라이브 아래 배관은 할리우드힐스 지역 가정에 물을 공급하는 소형 지역 배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고가 불과 보름여 간격으로 잇따라 터지면서, 로스앤젤레스 전역에 걸친 노후 상수도 인프라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110년 된 배관”…선셋 스트립을 덮친 급류
지난달 16일 새벽, 웨스트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 지하에서는 1916년에 설치된 110년 된 36인치 철제 간선관이 파열되며 무려 1,700만 갤런의 물이 도로를 따라 쏟아져 내렸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현장을 “급류가 흐르는 강”에 비유했으며, 파열 지점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25년째 팜 애비뉴 아파트를 관리해 온 조 아틀 씨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물살이 너무 거세 마치 급류 래프팅을 하는 것 같았다. 서 있을 수조차 없이 사람을 넘어뜨릴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존 헤일먼 웨스트 할리우드 시장은 파손되거나 침수된 차량이 150~2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20년간 영업해 온 ‘다이얼로그 카페’ 등 일부 상점은 재고와 시설이 완전히 유실돼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도로에는 대형 싱크홀까지 발생해 선셋대로 일부 구간이 장기간 통제됐습니다.
왜 계속 터지나…7,400마일 배관의 30%가 “80년 넘은 노후관”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사고가 우연이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상수도망의 구조적 노후화가 드러난 결과라고 지적합니다. LADWP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 전역에는 약 7,400마일에 달하는 배관망이 지하에 매설돼 있으며, 이 중 약 30%가 설치된 지 80년이 넘은 노후관입니다. LADWP는 매일 평균 3~4건의 크고 작은 수도관 누수·파열에 대응하고 있으며, 연간 교체하는 노후 배관은 약 45마일 수준에 그쳐 전체 배관망을 전면 교체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LADWP의 ‘2025~2026 수도 인프라 계획 보고서’를 분석한 ABC7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4~25 회계연도 중 지진 저항성 신형 배관으로 교체된 물량은 목표치인 1만 7,600피트에도 못 미치는 1만 1,500피트에 그쳤습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비터비 공대의 루시오 소이벨만 교수는 “LADWP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고 있다고 본다. 다만 문제를 해결할 만큼 충분한 예산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되풀이되는 참사…2014년 UCLA부터 2026년 할리우드까지
이번 사태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비슷한 사고가 최근 10여 년간 같은 지역에서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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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 90년 된 대형 배관이 선셋대로 지하에서 파열돼 800만~1,000만 갤런의 물이 UCLA 캠퍼스로 쏟아졌습니다. 폴리 파빌리온을 비롯한 여러 건물이 침수됐고 차량 100여 대가 파손됐으며 피해액은 1,3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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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UCLA 사고 이틀 뒤 : 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글록 지역에서 또 다른 노후 배관이 파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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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 할리우드 선셋대로와 가워 스트리트 교차로에서 배관이 파열돼 도로가 침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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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6일 : 웨스트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에서 110년 된 간선관이 터지며 이번 사태 중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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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6일 : 할리우드힐스 원더랜드 애비뉴에서 지역 배관이 파열, 약 100가구의 용수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예산 논쟁으로 번진 인프라 위기
이 같은 반복적 사고는 로스앤젤레스 시정 예산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LADWP는 2026~27 회계연도 예산에 노후 수도 시스템 현대화를 위해 8억 380만 달러를 편성했으며, 이 중 5억 9,010만 달러는 노후 간선관 교체에, 2억 1,370만 달러는 유지·보수에 배정했습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예산·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케이티 야로슬라브스키 시의원은 “지난 50년간 우리는 사실상 유지보수 문제를 미뤄왔고, 결국 모든 것이 한꺼번에 고장 나고 있다”며 “지금 우리의 인프라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에 맞게 지어지지 않았고, 이미 낡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DWP 배관 파열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훨씬 더 큰 인프라 문제의 한 사례일 뿐이다. 지금은 종합적이고 선제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대부분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오는 11월 3일 총선과 함께 시헌장 개정안을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캐런 배스 시장이 주도하는 이번 개정안은 도로·배관 등 공공자산 유지보수에 있어 그때그때 대응하는 “임시방편식” 접근을 끝내고, 장기 자본 인프라 계획 수립과 2년 단위 예산 편성 체계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전망
LADWP 측은 원더랜드 애비뉴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복구 완료 시점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웨스트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 지역 역시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로스앤젤레스 상수도망의 3분의 1가량이 이미 수명 한계에 가까워진 만큼, 예산 확충과 교체 속도 가속화 없이는 유사한 사고가 계속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참고 및 출처
Beverly Press, Los Angeles Times, New York Post, The New York Times, ABC7, NBC Los Angeles, CD3 Los Angeles City Counc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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